심평원, 1차 마취 적정성평가 공개…종병 질 개선 여지 존재 종합병원 마취환자 회복실 운영 상급종병 절반 수준에 그쳐
상급종합병원은 마취환자 회복실을 모두 운영하는 반면, 종합병원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마약, 향정약물에 대한 질 관리 활동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의 차이가 뚜렷해 종합병원의 의료 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차 마취 적정성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마취는 환자를 한시적인 진정상태로 유도해 그 과정에서 인체 활력징후의 급격한 변동이 수반된다. 따라서 마취와 관련된 의료사고나 합병증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나, 현재 마취 관련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안전 관리수준에 대한 실태 파악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심평원은 총 13가지의 평가지표를 마련, 종합병원 이상 총 344개소(상급종합병원 42개소, 종합병원 302개소)를 대상으로 첫 번째 적정성평가를 실시했다. 진료분은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입원해 마취를 받은 환자들이다.
그 결과, 마취환자 관리를 두고 몇몇 지표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차이가 명확했다.
우선 마취환자 안전성 확보를 위한 '회복실 운영'을 살펴봤더니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회복실을 운영하는데 비해 종합병원은 55.3% 운영에 그쳤다.
또한 마약, 향정약물에 대한 교육 등 질 관리 활동 실시여부를 평가하는 '마취 약물 관련 관리 활동' 지표 결과도 상급종합병원 100%, 종합병원 69.9%로 종별 차이가 있었다.
다만, 나머지 지표들에선 큰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 보유해야 하는 '특수 장비 7종'(특수 기도관리 장비, 초음파 장비, 뇌파이용 마취심도 감시장치 등)은 평균 4.6종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마취 전문 인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인당 월평균 마취시간'은 155.5시간이었다.
마취 전에 환자 상태를 평가·기록하는 '마취 전 환자평가 실시율'은 96.4%이며, 마취 회복 환자 치료의 적정성을 기하기 위한 '회복실에서의 오심 및 구토와 통증 점수 측정 비율'은 94.3%로 두 지표의 결과가 가장 높았다.
결과지표인 수술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취 중·후 정상 체온 유지 환자 비율'은 전체 평균은 87.0%였다.
심평원은 이를 바탕으로 종합점수에 따라 평가 대상기관을 1~5등급으로 구분했다. 우수(1등급) 의료기관은 152개소로 전체 기관의 44.3%를 차지하고, 권역별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심평원 하구자 평가실장은 "이번 평가 결과 공개를 통해, 환자안전 취약 분야 관리를 강화하고 국민들이 의료서비스 질이 우수한 의료기관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차 평가는 전반적인 마취영역의 실태를 파악하였다면, 향후 평가는 의료의 질 관리 및 향상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단체 등과 논의를 통해 평가기준 등을 보완하여 평가 수용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