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대유행으로 불가피하게 춘계학술대회를 연기했던 의학회들이 2차 파장이 가시화되자 줄줄이 기대감을 내려놓는 모습이다.
수개월 학회를 연기하며 기회를 봤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잇따라 학회를 포기하고 취소를 결정하고 있는 것. 일부에서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재연기하는 상황도 감지되고 있다.'
외과학회 등 굵직한 학회들 결국 춘계학술대회 포기
대한외과학회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 예정이던 춘계학술대회를 한차례 연기한 끝에 결국 완전히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수가 다시 하루 50명을 넘어서는 등 2차 확산 우려가 높아지자 이미 한차례 연기했음에도 결국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한 셈이다.
이는 비단 외과학회만의 결정은 아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6월 중 진행 예정이었던 춘계학술대회를 결국 전면 취소했다. 역시 코로나로 인한 같은 이유다.
학술대회 뿐만 아니라 학회가 예정했던 다른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3~4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행사를 여름으로 변경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오는 28일 진행예정이었던 춘계 연수강좌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한차례 연기를 한 상황에서 또 다시 연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대장항문학회 임원은 "개최가 임박할때까지 상황을 지켜봤지만 지금으로서는 진행이 힘들다는 판단에 동의했다"며 "또한 정부에서 행사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학회가 이를 강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8일 긴급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대한의학회 산하 단체에 일제히 공문을 발송하고 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보건의료인의 특수성 및 중요성을 감안해 적어도 6월에 개최 예정인 행사는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당부다.
이로 인해 대한신경과학회도 오는 15일로 예정된 연수 강좌와 교육을 전면 취소했다. 또한 지도 전문의 교육도 모두 온라인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는 상태다.
재연기, 온라인 전환으로 해법 찾아 나선 의학회들
이처럼 아예 행사를 다시 한번 연기하거나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하고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학회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5월 초 온라인 학술대회를 추진할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던 학회들이 결국 선택지가 없어지면서 온라인에 관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우선 한차례 학술대회를 연기했던 대한가정의학회가 오는 19일 진행하는 춘계학술대회를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과 같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서 또 다시 연기를 하느니 온라인 학술대회를 시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한간담췌외과학회도 오는 7월로 미뤄놓았던 춘계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외에도 오는 9월로 학회를 예정했던 대한이식학회도 아직 시일이 꽤 남았음에도 일찌감치 온라인 전환을 확정지었다.
기약없이 상황을 지켜보느니 차라리 하루 빨리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사전 준비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학회 중 하나인 대한간학회도 두차례 학술대회를 연기한 끝에 결국 오는 7월 12일 학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철저한 외과학회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도 19일 진행하는 학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다.
아예 다시 한번 학회를 연기하고 상황을 보는 학회도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대표적인 경우로 이미 5월로 한차례 학회를 연기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7월 24일로 다시 일정을 조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고민은 여전하다. 오프라인 학회 외에는 평점과 후원에 대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학회 이사장은 "결국 연수강좌와 교육은 취소했지만 춘계학술대회는 어쨋든 이어가보려 한다"며 "온라인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평점도 물론이고 후원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안된 상황을 지적하는 부정적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솔직히 우리 같은 학회들은 학술대회 예산 하나 가지고 사무국을 유지하고 소식지도 만드는데 이 예산이 한번 비어버리면 회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