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LAR 2020, JAK 억제제 계열약 후발약 경쟁 린버크 및 필고티닙 최종 3상임상 결과 대거 공개
먹는약으로 류마티스관절염 시장에 선발품목으로 진입한 '젤잔즈'와 '올루미언트'를 잇는 JAK 억제제 후발약제들이 '휴미라' '오렌시아' 등의 현행 생물학적제제(주사제)들과 직접비교 임상데이터를 발표하면서 우월성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달 국내 론칭을 완료한 애브비 '린버크' 고용량의 경우 오렌시아와의 비교에서 질환활성도를 낮추며 주목을 받았으며, 승인신청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길리어드 '필고티닙' 고용량의 경우도 휴미라와의 효과 비교에서 비견될만한 임상성적표를 내놓았다.
특히 필고티닙은 앞서 보고된 임상에서 정맥혈전색전증 등의 부작용 이슈가 불거진 바 있으나, 새로운 분석자료에서는 안전성에 파란불을 켰다.
올해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 연례학술대회에서는 기존 생물학적주사제들과 류마티스관절염에 질환 개선효과를 직접비교한 후발 JAK 억제제들의 최신 후기임상 결과가 대거 공개됐다. 특히 이번 학회에 풀데이터를 내놓은 애브비 후발 JAK 억제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의 'SELECT-CHOICE 연구'는 애브비가 현재 진행 중인 6건의 3상임상 가운데 마지막 임상 업데이트로도 이목이 쏠린다.
지금껏 린버크의 글로벌 SELECT 임상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SELECT-NEXT 연구' 'SELECT-BEYOND 연구' 'SELECT-MONOTHERAPY 연구' 'SELECT-COMPARE 연구' 'SELECT-EARLY 연구' 등 주요 데이터들이 앞서 공개된 바 있다.
관전 포인트는 린버크의 경우 생물학적주사제인 '오렌시아(아바타셉트)'와의 헤드투헤드(직접비교) 3상임상인 SELECT-CHOICE 연구 결과, 질환개선 정도를 놓고 비열등성을 보이거나 효과가 일정 부분 앞서는 우월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하루 한 번 먹는 경구약제로 주사제인 오렌시아에 필적하는 혜택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결과를 보면 린버크 15mg 용량은 치료 12주차, 일차 평가변수로 잡힌 28개의 관절에서 질환개선정도를 평가한 'DAS28-CRP' 지표를 두고 비열등한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차 평가변수였던 치료 12주차 DAS28-CRP 변화와, DAS28-CRP가 2.6 미만으로 조절된 환자들에서 임상적 관해율을 놓고 오렌시아에 앞서는 우월성을 확인한 것.
해당 임상은 중등증 이상의 활동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임상에 등록된 환자들 대부분이 기존 항류마티스약제(DMARDs) 사용에도 치료반응이 좋지 못했던 이들이었다.
애브비 본사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약 70%는 여전히 여러 치료제 사용에도 임상적 관해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마지막 3상결과 이전 생물학적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도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비율이 더 좋게 나타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임상의 책임저자인 세인트갈렌칸토날병원 안드레아 루버트 로스(Andrea Rubbert-Roth) 교수는 "임상적 관해 여부를 놓고 아바타셉트와의 비교에서 우월성을 확인했다"며 "생물학적제제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헤드투헤드로 비교한 첫 번째 연구자료로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번 임상에서 린버크 치료군에서는 30%의 환자가 치료 12주차 임상적 관해상태(DAS28-CRP 2.6 미만)에 도달한 반면, 오렌시아 치료군은 13%로 보고됐다. 더불어 ACR20/50/70 반응률과 관련해서도 린버크 치료군은 각각 76%, 46%, 22%로 나타나 오렌시아 치료군 66%, 34%, 14%와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질병 활성도 개선효과 및 관해율은 치료 24주까지도 계속 유지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린버크 15mg 용량은 앞서 보고된 5건의 임상들과 다르지 않았으며, 새롭게 보고된 이상징후는 없었다. 다만, 치료 24주차까지 중증 이상반응 발생과 관련해 오렌시아 치료군 1.6%와 달리 린버크 치료군에서는 3.3%로 다소 높게 관찰됐다.
3상임상과 관련 애브비는 현재 류마티스관절염외에도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크론병, 아토피피부염, 궤양성대장염, 거대세포혈관염 등에 적응증 임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경구용 류마티스약으로 선발품목인 '젤잔즈' '올루미언트'를 잇는 후발 JAK 억제제 신약으로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하나 이상의 항류마티스제제(DMARDs)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의 중등증에서 중증 활동성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를 승인했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는 환자를 관해 또는 낮은 질병 활성도 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염증을 억제하고, 질병의 진행을 막아 관절의 손상 및 기능장애를 방지하고, 통증을 완화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길리어드 기대주 필고티닙, MTX 사용여부 관련없이 혜택 검증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준비 중인 '필고티닙'의 3상임상 두 건도 이번 학회에서 모두 풀데이터를 발표했다. 특징적으로 올해 학회에서는 필고티닙을 류마티스관절염에서 평가한 총 15건의 임상연구를 발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2주간의 추적관찰이 진행된 'FINCH-1 연구' 및 'FINCH-3 연구'는 후발 JAK1 억제제로 모두 현행 표준약제인 메토트렉세이트(MTX)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일관적인 개선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모두 확인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필고티닙의 실질적인 증세조절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FINCH 및 DARWIN 임상프로그램 결과에서도 모두 일관된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는 점은 눈여겨 볼 수있다"고 밝혔다.
세부결과를 보면, 먼저 MTX 치료반응이 부적절했던 중등증 이상의 환자(MTX-IR)들을 대상으로 잡은 FINCH-1 연구 결과 필고티닙 일부 용량은 위약군이나 휴미라(아달리무맙)와의 비교에서 일차 평가변수에 도달했다. 연구에는 200mg(1일1회)을 비롯한 100mg(1일1회)이 사용됐는데, 고용량 제형인 필고티닙200mg 치료군의 경우 일차 평가지표인 ACR20이 최소 20%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더불어 신체기능과 구조적 손상, 류마티스관절염 증세를 비교한 모든 이차 평가변수를 놓고 위약군 대비 우월성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치료 52주차 일차 및 이차 평가변수를 놓고도, 필고티닙200mg 치료군에서의 개선효과는 두드러졌다. 낮은 질병활성도와 관련 DAS28-CRP가 3.2 이하로 조절되거나 2.6 미만인 임상적 관해상태에 도달한 환자군의 비율이 아달리무맙 치료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CDAI가 2.8 이하로 관해된 비율도 아달리무맙 치료군 대비 높았으며, 심장평가설문지장애지표(Heath Assessment Questionnaire-Disability Index)를 놓고도 아달리무맙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다만 100mg 용량군의 경우 아달리무맙 치료군과 비교해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한편 MTX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평가한 'FINCH-3 연구' 결과에서도 이러한 효과는 비슷하게 확인됐다. 그 가운데, 필고티닙200mg에 MTX를 병용한 환자군에서는 MTX 단독요법 대비 치료 24주차 ACR20 개선지표를 두고 일차 평가변수에 도달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100mg과 MTX를 병용하거나, 필고티닙 200mg을 단독요법으로 사용한 환자군에서도 치료 52주차 개선효과와 구조적 손상 및 질환 악화조절 혜택은 MTX 단독요법보다 유의하게 높게 확인됐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도 새롭게 보고된 이상징후는 없었으며, 앞서 문제로 지적된 정맥혈전색전증 사례는 필고티닙 치료군에서 관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