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사협회지에 201개 약물 임상시험 분석 결과 공개 임상 평가 변수 부족 태반…1차 목표점도 상당수 부재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해 전 세계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의 대부분 신뢰성을 담보하지 못할 만큼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이 기초적인 임상시험 설계부터 문제가 있는데다 임상 평가 변수나 목표점 등도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임상을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러한 주장은 영국의사협회지(BMJ)에 현지시각으로 9일 게재된 연구에 따른 것으로 존스홉킨스 블룸버그대학 헤마쿠마 메타(Hemalkumar Mehta) 박사가 주도했다.
연구진은 현재 미국임상시험 정보 웹사이트인 클리니칼 트라이얼(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201개 약물 또는 혈장 등에 관한 임상시험의 설계와 진행 상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상시험의 3분의 1은 성공이나 실패를 정의할 수 있는 임상 평가 변수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절반 가량은 100명 미만의 환자가 등록되면서 치료 혜택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임상시험의 3분의 2는 공개 라벨 시험으로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무작위 이중 맹검 임상시험에 비해 의사의 무의식적 기대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이러한 임상시험들이 설계 당시부터 이미 약점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연구로서 가치를 갖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
실제로 분석 결과 임상시험의 3분의 1이 퇴원 또는 생존과 같은 정의된 임상 종료점(end point)가 없어 성공 여부조차 결론내리기 힘든 상황에 있었다.
또한 4분의 1은 대조, 비교 약물에 환자를 지나치게 적게 배당해 대조 임상시험으로서 가치를 잃었은 상태였다.
특히 그나마 무작위 대조 형태로 진행한 임상시험 155개 중에도 불과 55개만이 이중맹검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 저자인 알렉산더(G. Caleb Alexander) 교수는 "코로나 임상 연구의 시급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많은 연구들이 예비 증거만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 치료법에 대한 결정적 근거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이러한 설계 결점들은 결국 추가 연구를 필요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시작부터 강력하게 설계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궁극적으로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수백만명의 코로나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임상시험은 막상 임상 적용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