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개발사 및 관련 부처 초청 설명회 개최 복지부, '책임 지원' 강조 "개발까지 끝을 보겠다"
"치료제, 백신 개발만큼은 끝을 보겠다."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1936억원을 투입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실제 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이 '지원 방향 및 기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업체가 해외 후보물질을 가지고 국내에서 개발하는 경우, 해외 업체가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 등 개발 업체간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 만큼 구체적인 지원 사항에 대한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협회는 오후 4시부터 협회 4층 대강당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기업 대상 범정부 지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지원 기준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30여개 제약, 바이오 업체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특허청,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까지 백신, 치료제 연관 당국이 총출동했다.
이상진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장은 "치료제와 백신은 코로나19 완전 극복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산학연병과 정부의 상시적 협의 및 범정부 지원체계로 개발에 끝을 보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범정부 지원대책 방향은 치료제 백신 등 국내 자체 개발을 우선 추진하되, 해외에서 먼저 개발 시 신속 확보해 국내 방역에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겠다"며 "다만 세계 최초가 아니더라도 국가 책임 아래 끝까지 개발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 ▲약물재창출의 3대 전략 치료제 연내 개발 추진을 위해 정부는 임상시험에 근접한 품목을 전략 품목으로 지정, 개발 시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진 과장은 "백신 생산시설 확보 및 국가 비축을 확대하겠다"며 "기업들이 끝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개발된 백신에 대한 국가비축으로 수요확보 및 투자 위험 분산을 추진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유한 인프라 및 인력을 활용해 치료제 및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약효분석, 동물실험 등을 지원 중이다. 특허청의 경우 코로나19 약물재창출 치료제 개발의 핵심 지표인 항바이러스 효능과 관련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국내외 항바이러스제 특허정보집을 발간한 바 있다.
2020년 3차 추경으로 개발 지원 금액은 복지부가 1425억원, 과기정통부 395억, 산업부 79억, 특허청 35억원 등 총 1936억원으로 책정됐다.
항체 및 혈장 치료제, 백신 3대 플랫폼 기술 등을 중심으로 임상단계별로 예산이 지원되는데 치료제에 450억원, 백신에 490억원이 할당된다.
▲각종 다양한 사례…"우리도 지원받을 수 있나?"
정부의 '책임 지원' 발언에 제약사의 질의가 쇄도했다. 각각의 개발 환경, 임상 단계 등이 달라 실제 지원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혈장치료제 및 항체치료제, 약물재창출에 우선 지원이 명시되면서 신약 개발로 접근하는 업체들은 지원 기준에 대해 재차 질의했다.
레고캠바이오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합성 신약으로 기술이전을 받아 하려고 한다"며 "정부 지원 방향이 혈장치료제 등 3대 치료제로 한정돼 있어 합성 신약을 개발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의문이 든다"고 질의했다.
그는 "후보물질을 빨리 개발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많은 연구비가 필요한데 지원 방안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개발 1차 연도에 지원금이 5억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은데 조속한 개발을 위해서는 2년 내 50~60억원이 필요하다"고 물었다.
이에 정은영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은 "R&D를 지원할 때 500억원이 넘어가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올해 추경에는 임상 지원이 먼저 들어가고 이후 비임상 단계도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신약 후보 물질이나 합성 물질,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에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이후에도 팬데믹을 예상해 개발 지원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1년도 예산 편성이 아직 안돼 있어 심의중이지만 앞서 말한 방향대로 하려고 한다"며 "올해 (신약 후보물질로) 비임상을 많이 한다면 먼저 과기부의 지원을 받는게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원생명과학은 백신 개발 시 신규 과제 공모 형태로 지원되는지, 선행 사업의 연계로 지원되는지 물었다. 이에 정은영 과장은 "신규 공모로 간다"고 답했다.
면역증강제 기반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A 바이오업체는 유사한 기전 업체끼리 매칭이 가능한지 질의했다. 이에 신재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료제백신TF과장은 "관련 융합연구단이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중에 있고 한 회사는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융합연구단을 통해 필요하다면 연결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판권 구매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보령제약은 자체 개발이 아닌 경우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 질의했다.
이에 정은영 과장은 "일반적으로 R&D는 국내 개발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해외와의 공동개발은 로열티/마일리지 계약 관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기업 역량을 가지고 개발하면 좋겠지만 시급한 상황에서 해외와 공동개발도 원칙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어떤 영역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확답을 유보했다.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코로나 치료제 개발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 혹은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이에 정은영 과장은 "국내 R&D 지원은 원칙적으로 국내 연구자에게 지원되는 것이 맞다"며 "해외업체와 공동개발하더라도 해외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 해외에서 지원받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연구되면 국내 지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부설 연구소를 정해서 연구활동을 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단순히 임상 대리인만 내세워 하는 건 (지원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단체 기준이 있는데 이에 맞춰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국내 업체가 (환자 부족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 임상을 못해서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글로벌 임상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외 주요 임상 프로토콜이 유사한 경우 해외 자료의 인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지원 정책 발표 시점 이전의 임상 진행에는 소급 적용이 어렵다는 점이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