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적으로 구강 및 안구 건조 증상이 장기화되고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환자의 경우에는,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하고 대학병원 전문의에게 전원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 클리닉에서는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하는 항핵항체(ANA)나 항SSA(Ro) 항체 등 면역반응 검사를 하기가 보험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수월하지 않으므로, 쇼그렌증후군의 증상이 의심되면 전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쇼그렌 증후군(Sjogren's syndrome)은 스웨덴의 안과의사인 쇼그렌이 이 질환에 대한 논문을 최초로 발표해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으며,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하여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침과 눈물 분비를 감소시켜 구강 및 안구에 건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국내에서 환자수가 2만명에게 적용되는 희귀면역질환으로 분류되어 있어 산정특례 적용을 받는 질환이다. 그러나 조사에 따르면 120여가지 류마티스질환 중 자가면역질환 중에는 류마티스관절염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물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며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물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그 중 한가지가 외분비샘을 통해 수분을 공급하는 일이다.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심승철 교수는 "내과 중에 내분비내과는 있는데 외분비 내과는 없다며 이 부분을 류마티스내과에서 담당한다. 조직면에서는 선(gland)이라고 하는 구조체에서 물을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lymphocyte)가 침범해 조직 손상을 일으켜 정상적인 물의 분비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세포 차원에서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Ro 라는 자가항원을 공격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항Ro 항체는 새로 만들어진 RNA를 안정화시키는 기능이 있으며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걸쳐 분포하기 때문에 쇼그렌증후군은 특정 부위에서만 일어나는 질병은 아니고 우리 몸의 모든 기관에서 문제가 된다는 것.
쇼그렌 증후군의 진행 단계를 살펴보면, 1단계는 선에 이상이 생기는 과정이고 선외 기관에서 증상이 생기는 2단계와 림프구의 과도한 활성화로 림프종이 발생하는 3단계로 점차 진행하게 된다.
심 교수는 "류마티스질환과 연관된 자가면역질환의 가장 마지막 종착지가 림프종이다. 이러한 림프종 발생 위험이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약 3배, 루푸스는 7배, 쇼그렌 증후군이 19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5~10%에서 림프종이 생기기 때문에 철저한 모니터링과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징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9배 정도 발병률이 높고, 30-50대의 중년층에 쇼그렌증후군이 호발한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비교적 여성에서 높은 비율로 자가면역 관련 질환이 높게 보고되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이 림프구를 자극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염색체에서 쇼그렌증후군과 연관된 변이가 발견되며, 동물모델에서 남성호르몬 투여시 증상이 호전되는 현상 등 다양한 임상적 실험적 근거들이 보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쇼그렌 증후군 자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이나 루푸스 등 다른 류마티스질환과 동반해서 발생하는 2차성 쇼그렌 증후군 비율도 높다. 따라서 쇼그렌증후군이 있는 환자에서 또다른 질환이 동반되는지도 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전문과 영역인 류마티스내과나 안과에서 상대적으로 진단 비율이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은 국제 분류 기준에 근거를 둔다. 이 기준에는 안구 건조증상과 구강 건조증상 및 안검사, 조직검사, 침샘검사, 혈청 내 자가항체 검사 등의 항목으로 이뤄져있으며, 이 중 일정 개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면 쇼그렌 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된다.
이들 의심환자에는 대표적인 검사법인 침 흐름 속도를 측정하는 검사인 '침샘검사'를 비롯한, '쉬르머 눈물 분비량 검사(Schirmer test)' 검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 쉬르머 검사의 경우, 눈물샘에서의 눈물 분비를 측정하는 검사로 3cm 길이의 종이를 아래 눈꺼풀 밑에 걸쳐 놓고 5분간 적셔진 종이 길이를 측정하는데 '5mm 이하'이면 눈물 분비가 감소되어 있다고 판단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진단에 있어서 문제는 유전적 소인이나 정확한 병인이 밝혀지지 않아 한가지 검사법으로만 진단을 하기 어려워 평균 6~7년 정도로 진단 지연이 된다는 대목이다. 심 교수는 "진단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표적인 증상인 안구건조나 구강건조가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자세한 검사를 해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 교수는 끝으로 "치료와 관련해 완치 약제는 없다. 질환 특성상 증상 조절이 관건"이라며 "쇼그렌증후군이 명명되기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약제가 '살라겐'이라고 하는 필로카르핀 제제이며 현재에도 건조증 개선을 위한 대표적 증상조절 약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등 다양한 류마티스질환에 쓰이는 약제들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분비샘 외 증상의 치료로 관절통과 근육통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항말라리아제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부, 폐, 신장의 병적인 증상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항류마티스약제를 이용하여 치료한다"며 "최근에는 병인으로 B세포가 과도하게 발현해 이를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인 '벨리무맙(belimumab)'이나 '리툭시맙(rituximab)' 등을 활용해 쇼그렌증후군에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진행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