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대학병원 무증상 및 경증 확진 환자 임상 양상 분석 LDH, CRP 수치 경증→중증 악화 예측 지표…악화율 11%
무증상 및 경증 코로나 환자들의 임상 양상을 집중 분석한 첫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를 통해 코로나 대유행시 악화 위험을 고려한 환자 분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발병 중 임상 증상이 악화될 위험 지표로는 역시 발열이 꼽혔다. 발열이 있으면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27배나 높아졌, 그외에도 LDH(젓산 탈수소 효소)와 염증수치로 알려진 CRP(C-반응성 단백질) 수치도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첫 경증 코로나 환자 임상 분석…악화 요인 조사
18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11개 대학병원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첫 경증 코로나 환자 임상 분석 결과가 게재됐다.
지금까지 치료 증례 공유나 중증 환자에 대한 치료제 임상 결과들은 발표된 바 있지만 조기 능동 감시로 인해 발견된 무증상 등 경증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에 대량의 진단 키트 개발 및 보급이 이뤄지고 정부의 주도로 전국적 조기 능동 감시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가 사실상 우리나라가 외에는 거의 없던 이유다.
이에 따라 서울시 보라매병원 박상원 교수가 이끄는 11개 대학 다기관 연구진은 무증상 등 코로나 발병 초기 단계의 환자들을 별도로 수집해 임상 양상을 집중 분석했다.
질병 발병일을 초기 진단 날짜로 설정한 뒤 입원 후 24시간 동안 SOFA(순차적 장기 부전 평가)점수가 1점 이하인 환자들을 별도로 구분하고 이 환자들 중 중증 여부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코로나 증상 없이 능동적 조기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은 161명 중 136명이 SOFA 점수가 1점 이하로 분류됐다. 사실상 무증상, 경증 환자라는 의미다.
나머지 25명의 환자는 별다른 증상없이 조기 검사로 입원했음에도 무증상 감염 환자와 임상적 양상이 달랐다. 일단 평균 연령이 57세로 무증상 감염 환자의 41세보다 10살 이상 많았으며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36%로 무증상군 14.7%에 비해 두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한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20%로 무증상군 5.9%에 비해 크게 높았고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설사 등의 증상 등도 유의미하게 많았다.
그렇다면 사실상 무증상인 상태에서 조기 검사로 입원한 환자들의 임상 양상은 어땠을까. 총 10주간의 추적 관찰에서 급격하게 상태가 안좋아진 환자는 11.7%로 특히 5.1%는 무증상으로 입원한 뒤 산소치료까지 이어졌다.
결국 무증상 감염 상태에 있더라도 10명 중 1명은 급작스럽게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에 있다는 의미가 된다.
10주간의 추적 관찰에서 입원부터 퇴원까지 끝까지 무증상으로 이어진 환자도 10명이나 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0세로 기저질환이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중증 악화 예측 지표 도출…LDH, CRP 수치 등 중요
무증상 및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한 만큼 이번 연구에서는 중증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을 발견하는 성과도 거뒀다.
입원 초기에 무증상 및 경증에서 새롭게 증상이 나타나거나 코로나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들이 규명된 셈이다.
일단 코로나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발열이 첫번째 지표로 나타났다. 입원 후 5일 안에 발열 증상이 나타날 경우 코로나가 악화될 위험이 27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혈소판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입원 후 5일 안에 혈소판 수가 13만/㎣이하로 내려갈 경우 임상적으로 악화될 위험이 12.8배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LDH와 CRP도 새롭게 주요 지표로 밝혀졌다.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입원해서도 이러한 수치에 변화가 있을 경우 악화 위험이 높았다.
실제로 LDH 수치가 300U/L을 넘어설 경우 코로나 등 임상적으로 증상이 악화될 위험성이 18배나 상승했다. 또한 CRP 수치도 1mg 이상 상승하면 악화 위험이 11배나 높아졌다.
그렇다면 과연 경증 코로나 환자들은 완치까지 얼마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걸까. 일단 경증 수준에서 퇴원까지 이르는 중간값은 22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만약 일부라도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날 경우 31.5일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 격리기간 등이 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무증상, 경증이라도 14일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코로나 2차 대유행이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경증 환자라도 중증 위험을 미리 예측해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코로나 환자를 분류하고 중증 악화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LDH와 CRP 수치 등 여러 변수의 악화를 통해 환자의 임상 악화를 미리 준비하고 모니터링 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특히 RT-PCR 양성이 초기 경증환자는 22일, 악화 환자는 32일로 과거 보고된 것보다 훨씬 길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PCR 양성이 바이러스 감염의 지속성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