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학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만큼 세부학회를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학회 은백린 학술진흥이사는 6일 제19차 의학회 임원 아카데미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와 바람직한 학회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은 학술이사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학술대회는 총 128건 중 78건이 연기, 47건이 취소됐으며 단 3건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후로는 온라인 학술대회로 대거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일선 학회의 고민은 '전공의 교육과 회원 교육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라는 점과 더불어 '학회 운영비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은 학술이사는 "오프라인 학술대회는 상당부분 후원에 의존해 있었던 만큼 학회의 자력으로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라며 "기존 학회 운영비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및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제약사 광고 및 부스 지원 건수는 대한의학회 회원학회의 경우 1만5천건에 달했다.
그는 "학회 재원은 입회금, 연회비, 평생회비, 등록비, 기부금 및 기타 수익금으로 충당하는데 이때 학회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극심하다"고 우려했다.
대한의학회 정기보고서를 보더라도 학회 외부 후원금 의존도가 60%이상인 학회는 155개 학회 중 81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외부 후원금 의존도가 90%를 초과하는 학회도 17곳에 달하고 80~90%인 학회는 31곳에 달한다.
즉, 외부 지원 없이는 학술행사 개최 자체가 어려운 학회도 약 50곳에 달한다는 얘기다. 반면 외부 후원금 의존도가 10%이하인 학회도 14곳 존재했다.
은 학술이사는 이처럼 학회운영에 있어 외부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극복하려면 세분화되는 학회를 통합해야 한다고 봤다. 매년 학회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것 또한 학회 운영에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우려.
그는 "전체 회원학회는 총 188개인데 회원학회 산하단체는 222개에 달하고 회원학회 연구회는 524개, 지회는 403개에 달한다"며 "주요 메이저 학회들의 산하 단체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산하단체 수는 총 25개이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산하단체 수는 총 22개에 달한다.
은 학술이사는 "산하단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모학회의 역할과 기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유사학회가 경쟁이 심화되고 학술행사 주제가 겹치고 회원이 중복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외부 후원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학회 세분화는 비효율적"이라며 "코로나19 시대를 계기로 세부학회, 유사학회간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