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교수, 온라인 학회 지원 지침 비판 "의사들 학술 교류 저해" 제약협회, 독립 단체 개최비 별도 심의…복지부 "학술 목적 부합해야"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소속이 아니면 학술대회가 아닌가.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가이드라인이 의사들의 학술적 교류를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내과 김대중 교수는 9일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의료단체와 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가 정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 가이드라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의학회 회원학회인 비만학회 임원인 김 교수는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의 내과 연수강좌는 20회를 넘은 학술 성격으로 개원의와 전공의에게 유용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평 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봄 연수강좌를 연기하고 가을 연수강좌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 연수강좌를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사협회와 의학회 담당 임원들이 가이드라인 논의 과정에서 의료의 다양성을 간과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의사협회와 의학회 그리고 제약바이오협회, 의료기기협회 등은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을 '의사협회, 병원협회 정관에 의한 산하단체 또는 의학회 회원학회가 개최하는 춘계, 추계 학술대회'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개별 의료기관에서 개최하는 심포지엄과 전공의 교육, 연수강좌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김대중 교수는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을 모두 허용하면 일부의 부작용을 우려한 조치로 이해하지만 오랜 기간 지속된 다양한 단체와 협회, 대학병원 등의 학술행사는 지원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신설하는 학술행사는 엄격한 심의를 거치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의 문제점은 비단 대학병원만이 아니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등과 무관한 의사회와 협회 등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우리 단체는 의사협회, 병원협회 소속이 아니지만 독자적인 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해왔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을 학술대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의사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학술 행사는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제약계는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 가이드라인에 입각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소속이 아닌 단체와 협회 학술행사의 개최 비용 지원은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의료계와 함께 정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 가이드라인에 입각한 지원 여부를 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외에 다른 단체와 협회에서 지원 신청이 오면 심의를 거쳐 기부금 형태의 개최 비용은 허용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학병원 연수강좌 지원와 관련, "개별 요양기관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개최 비용 심의도 어렵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한시적 조치로 추후 온라인 학술대회 효과를 분석한 후 대학병원 연수강좌 지원 여부는 별도 검토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약무정책과(과장 윤병철) 관계자는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의학회 소속 단체와 학회 외에 다른 단체와 협회의 개최 비용 지원 자체를 불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학술대회 취지에 맞는지 그동안 지원 내역과 프로그램 등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대상 가이드라인이 다가올 추계학술대회를 앞두고 의료계와 제약 및 의료기기업계 등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