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신임회장으로 한재민 인턴이 당선되면서 집행부가 교체됐다.
회장 임기가 1년인 탓에 매년 이뤄지는 연례행사지만 젊은의사 단체행동이 있었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신임 집행부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 한재민 회장 당선 후 실기한 지난 5일 첫 기자회견에는 여러 일간지와 방송사의 취재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앞서 3번의 대전협 집행부가 교체를 지켜봤지만 비슷한 상황조차 접하지 못한 입장에서는 대전협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다.
한재민 회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여러 부분을 언급했지만 핵심은 단체행동 기조의 유지.
기자회견 당일 국시원 국정감사와 복지부 종합국감에서정부가 인턴수급 불균형에 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을 시 단체행동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빠르면 11월 중에라도 단체행동의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투쟁에 대한 입장확인이 가능했다.
한 회장이 대전협 신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이 인턴이라는 위치에도 힘을 실어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투쟁노선을 외면하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해석이다.
신임 집행부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인 단체행동을 언급했지만 집행부 입장에선 중심을 어떻게 잡고 가져갈지에 대한 부분도 과제로 남기게 됐다.
딜레마는 대전협 집행부의 주요 현안인 의정협의와 단체행동이 사실상 양 극단에 있는 점.
지지기반인 회원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단체행동 기조를 유지하면서 의정협상에서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정치적 균형 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부적인 수습도 과제로 남아있다. 한 회장은 후보시절 전 집행부의 소통과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공수가 교대된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비판의 목소리가 발목잡지 않도록 유연한 대처도 필요해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 대한의사협회의 최대집 회장이 대표적인 예로 있다. 최 회장은 투쟁을 외치며 회장에 당선됐지만 회원의지지 이유였던 그 '투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모든 행보마다 발목을 잡히는 빌미로 작용했다.
대전협 신임회장 선거 당시 투표 결과는 52대 48. 절반가량의 전공의는 다른 후보를 선택했던 상황에서 이들을 설득하고 포용하지 못한다면 자칫 신임 집행부의 행보가 내로남불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대전협 신임 집행부의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회장선거가 연기되면서 집행부를 제대로 꾸리기도 전에 회장 임기가 시작됐고 현재 의정협의, 의사국시 등 주요현안은 산적해 있다.
셰익스피어의 글 중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글귀가 있다. 당면한 현안에 젊은의사의 역할은 커졌고 그만큼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신임 대전협 집행부가 단체행동이라는 기틀 위에 유연한 사고를 더한 슬기로운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