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올해 3월~7월 의료이용행태 변화 분석결과 공개 암 등 중증질환 환자 변화 없지만 신규 환자수는 감소 나타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를 덮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환자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통계로 증명됐다.
특히 환자수 감소는 코로나19 감염과 관련성이 있는 호흡기나 소화기 계통에 집중됐다. 이 중 독감의 경우 전년도 같은 시기에 비해 98%나 급감했다. 다만, 암이나 심장, 뇌혈관 등 중증질환 환자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3월~7월 국민 의료이용행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감기, 인플루엔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4개월 동안 803만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1670만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51.9% 감소했다. 질환별로 보면 감기로 불리는 급성 상기도감염 환자가 50.4% 감소, 인플루엔자 환자는 98% 감소했다.
또한 장염 등 소화기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수 역시 167만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243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31.3%나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뤄진 마스크, 손 씻기 등 생활방역의 결과물. 그만큼 이들이 내과나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 의료기관을 찾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로나19 관련성이 없는 질환에서도 환자수는 감소했다.
대표적인 것이 근골격계 질환이다.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4개월 동안 1083만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1151만명 대비 5.9% 감소했다. 이 중 일선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하는 기본 물리치료를 받은 환자수는 659만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10.7% 급감했다.
반면, 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질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의 경우 2020년 3월~7월 107만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1.6% 증가하는 한편, 심장질환은 75만명으로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두 질환 모두 약 2만명의 환자가 증가한 것이다.
뇌혈관질환 역시 77만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중증질환으로 환자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봤다. 기존 암 환자는 의료기관을 계속 찾았지만 신규 발생 환자는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 위암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1만 4249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1.7% 감소했고,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환자 수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암 등 중증질환자나 지속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의료이용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라며 "암처럼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은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현황은 당초 예상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6월 말 기준 수입은 누적 34조 6674억원, 지출은 누적 35조 9488억원으로 당기수지는 1조 28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준비금은 16조 4898억원 규모이다.
이를 두고 건보공단은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건보료 경감 시행, 경기 악화에 따른 보험료 수입 감소 등 영향도 동반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