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간호등급 미신고 병원 패널티인 7등급 감산을 기존 5%에서 10%로 강화했다.
하지만 중소병원 간호등급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6월말 현재. 병원 1509곳 중 1400곳(93%)이 간호등급을 신고했다. 2018년 1465곳 중 644곳(44%), 2019년 1489곳 중 805곳(54%) 등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신고 수가 늘어난 셈이다.
■감산 압박에 신고 수만 급증 “양극화·인건비 부채질 도구 전락”
이는 미신고 시 간호등급 감산 10% 적용이라는 복지부 압박 정책을 면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
입원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련된 간호등급제가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의 양극화와 간호사 인건비를 부채질하는 도구로 전략했다는 시각이다.
간호등급제 유지 이면에는 국회와 복지부를 향한 간호협회의 정치적 영향력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중소병원들은 간호등급제 폐지가 어렵다면 의료현실에 맞는 과감한 제도개선을 주장해왔다.
서울시병원회 고도일 회장은 "서울지역 중소병원도 간호등급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내년도 최우선 해결과제로 선정해 연구용역 등 다양한 방안을 짜내 복지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면서 "현장과 부합하지 않은 현 간호등급 기준이 지속된다면 가뜩이나 힘든 중소병원의 경영악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협회 이성규 정책부회장은 "중소병원의 간호등급 신고 수가 증가한 것은 감산액이 2배 늘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지방병원에서 간호사를 못 구하고, 간호조무사 활용 방안은 간호협회가 반대하고 있어 뾰족한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성규 정책부회장은 "복지부가 중소병원 간호등급 현실을 직시해 과감한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PA가 전문간호사 영역으로 편입된다면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중소병원협회 조한호 회장은 "전체 중소병원이 해마다 130억원 이상을 가만히 앉아 삭감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면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별도 간호등급 기준을 마련해 의료현장에 맞는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간호등급 신고 확대에 의미를 두고 있다.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간호등급 신고 수가 늘어나면서 중소병원 간호사 고용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부도 미신고 패널티로 중소병원 간호등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간호인력 현황 분석 등을 통해 의료부서와 함께 의료인력 개선과 수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