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증 약물인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코로나 감염증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재창출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대조군에 비해 임상 악화를 막는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급하게 대규모 약물 재창출 임상시험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항우울증 약물인 플루복사민이 코로나 감염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0.22760).
워싱턴 의과대학 에릭 렌즈(Eric Lenze)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코로나 감염증의 악화가 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그마-1 수용체가 사이토카인 생성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이를 활성화시키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플루복사민을 선택한 것.
이에 따라 연구진은 코로나 감염증 환자 152명을 무작위로 플로복사민 그룹과 위약군으로 나눠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주요 종점은 폐렴 등으로 인한 입원과 산소포화도 92% 미만, 인공호흡기 부착 여부로 호흡기 질환에 맞춰졌다.
그 결과 위약군으로 배정된 환자 72명 중에는 6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악화율은 8.7%다.
하지만 플루복사민을 처방한 그룹에 속한 80명 중에서는 단 한명도 악화된 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부작용도 적었다. 플루복사민을 처방한 그룹에서는 1건의 심각한 이상 반응과 11개의 기타 이상 반응이 나타났고 위약그룹에서는 6개의 심각한 이상 반응과 12개의 기타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가정했던 시그마-1을 활성화시키는 것과 함께 플루복사민의 강력한 항염 작용이 사이토카인 폭풍을 비롯한 호흡기 악화를 막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에릭 렌즈 교수는 "매우 저렴한데다 오랜 기간 안전성을 확인받은 알약 하나로 코로나의 가장 큰 후유증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있는 연구"라며 "또한 시그마-1 활성화 레벨이 높을 수록 보호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렇듯 시그마-1의 활성화에는 SSRI가 가장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루복사민의 약물 재창출을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