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배정 여전히 안갯속…인턴들 "수련병원 진로 상담 한계" 인기과 쏠림 심화에 정원 배분 예의주시…치열한 눈치싸움 예고
2021년도 전공의 모집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정원 배정이 확정되지 않아 인턴들이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레지던트 1년차 모집공고는 늦어도 11월 2째 주 안에 이뤄졌지만 의사국시 미응시와 이로 인한 인턴 수급난 등의 문제가 맞물리며 정원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인턴들은 지난 23일 각 병원 별 공고 후 오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 하지만 수련병원조차 접수 마감일 일주일 앞둔 시점까지도 정원배정 결과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결국 이러한 여파로 정원 배정 결과에 따라 기존에 고려했던 의국 사정이 바뀔 수 있어 인턴들 또한 진로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
빅5병원 기피과에 지원한 A인턴은 "한 대형병원 의국에서 면접도 봤지만 아직 정원이 확정되지 않아 면접 결과를 듣지 못했다"며 "지난해는 하루 만에 결과 나온 것으로 알지만 결정이 늦어져 다른 병원 문의도 쉽지 않아 답답하다"고 밝혔다.
또한 수련 중인 병원의 마이너과 지원을 노리던 인턴들도 기존 정원이 없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수련 중인 B 인턴은 "작년을 기준으로 정원이 많았던 병원이나 과는 큰 걱정이 없지만 정원이 1명씩 있던 병원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학회입장에 따라 정원을 안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턴들은 선 전문과목, 후 수련병원의 방식으로 지원계획을 정하는 만큼 지난해 정원 배정과 차이를 보이다면 짧은 지원 기간에 자리가 남는 수련병원을 찾아 헤매는 눈치싸움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탈과 기피 우려 예상대로…"떨어져도 일단 인기과 지원"
특히, 인턴들이 전공의 정원을 주시하는 이유는 소위 인기과로 불리는 마이너과 선호 현상이 두드러져 정원 1명이 아쉽기 때문.
지방거점병원의 C인턴은 "지난해 기준 속한 병원의 내과 정원이 20명으로 매년 10~15명은 지원 했지만 올해 5명만이 지원의사를 밝혔다"며 "마이너과 지원 후 떨어지면 내과나 외과로 돌리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일단 끝까지 경쟁한다는 입장이다"고 언급했다.
또 A인턴은 "타 병원 이야기를 들어보니 바이탈과 경쟁률이 1:1 이상은 됐던 병원들도 줄줄이 내부지원 미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꽤 큰 상종병원이 인턴장에게 연락해 내과에 관심 있는 사람을 물어볼 정도로 병원크기를 막론하고 바이탈과 기피 현상은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마이너과를 지원 후 떨어진 인턴들이 다른 전문과목의 남은 정원을 노리겠다는 의지도 크지 않다는 점.
서울 소재 D인턴은 "마이너과 지원을 노리는 인턴은 노리던 과에 합격하지 못하면 일반의나 내년을 노리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파업사태를 겪고 인턴들이 힘이 빠진 측면이 있고 어려운 상황에 자신에게 도움되는 선택을 하겠다는 양상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