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유망한 스타트업 정도로만 거론되던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독보적인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앞세워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나 홀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루다가 역대 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 발을 딛은 것을 비롯해 뷰노와 루닛 등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인 이루다가 코스닥에 상장한 것을 필두로 인공지능 등을 앞세운 국산 토종 기업들이 잇따라 주식 공개(IPO)를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지난해 이루다는 청약 경쟁률 3039.55대 1을 기록,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코스닥에 깃발을 꼽았다. 공모희망밴드 또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형성하며 의료기기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이를 필두로 올해도 대어들의 출사표와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대규모 생산 설비와 인력 등을 쌓은 뒤에야 비로서 IPO에 나섰다면 이제는 기술력만으로 주목받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의료 AI 기업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러한 돌풍의 선두에는 국내 1호 의료 AI 개발이라는 타이틀 벨트를 가지고 있는 뷰노가 있다.
뷰노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승인을 받은 뒤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이번달 25일을 시작으로 IPO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첫 의료 AI 제품을 내놓은지 4년만에 상장까지 노리고 있는 셈이다.
뷰노는 국내 최초로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AI를 시장에 내놓은 개척자로 실제로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최초의 의료 AI 제품이다.
이후에도 뷰노는 딥브레인, 체스트 엑스레이, 펀더스 AI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공모희망밴드는 1만 5000원에서 1만 9500원으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최대 대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코스닥 입성을 확정지은 뷰노 외에도 올해 IPO를 위한 채비에 나선 기업들도 상당수는 뷰노와 결을 같이 한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의료 AI 분야의 진출이 그 특징.
루닛 또한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의료 AI 기기를 내놓은 스타트업으로 흉부 엑스레이 등을 통해 기흉과 폐렴, 결핵 등을 조기 진단하는 루닛 인사이트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미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루닛은 세계 각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최근에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 투자를 받은 상태. 뷰노에 이어 올해 IPO가 유력시 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IPO가 유력한 기업으로 꼽히는 스탠다임도 마찬가지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다. 의료 AI를 활용한 딥러닝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의 가능성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이미 시리즈 라운드부터 국내 대기업인 SK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상태. 이미 지난해 NH 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코스닥 입성을 위한 준비를 진행중인 상태다.
코어라인소프트도 마찬가지 길을 걷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내세워 2021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제시한 것.
2012년에 설립된 코어라인소프트는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전문 기업으로 폐 질환 진단 SW를 중심으로 국내외 폐암 검진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성장해 왔다.
특히 2017년 폐암검진 시범사업 때부터 영상판독과 진단 소프트웨어를 단독으로 구축해 올해로 4년째 국가 폐암 검진에 단독으로 진단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독일 폐암 검진 임상 사업인 HANSE 프로젝트의 솔루션 단독 공급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의료 AI외에도 코로나 등으로 크게 주목받기 시작한 진단 기기 기업들의 도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장기화로 세계로 보급되며 매출이 급성장 한데다 K-방역을 이끌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체외 진단 의료기기 개발 기업인 제놀루션은 현재 이름을 올리고 있는 코넥스에서 올해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으면서 코넥스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이 유입되자 이번 기회에 코스닥의 문을 두드리고 나선 셈이다.
지난해 5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뒤 IPO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프리시젼바이오도 마찬가지다. 프로시젼바이오는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키트 기업으로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CE를 따내며 기술력과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뷰노의 김현준 대표는 "코스닥 상장은 의료기기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진출 가속화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의료 인공지능 분야 선두 기업으로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도록 성실한 자세로 IPO 과정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