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전국민 예방접종 세부 계획을 28일, 공개하자 일선 의료기관들도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정된 접종 의료기관은 당초 목표한 1만곳보다 늘어난 1만3000여곳. 이는 기존 독감예방접종 의료기관 중 정부가 정한 기준에 부합한 의료기관을 선정했다.
소식이 발표되자 개원가들은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사업 선정에 환영하면서도 정부가 요구하는 기준이 현실적으로 과도하다는 볼멘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또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좀 더 명확히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별도 공간? 24시간 온도 체크? 까다롭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 참여의료기관 중 지정기준을 충족하고 사전교육을 이수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지정기준은 백신의 보관 관리 및 수용 능력. 백신의 보관 온도가 유지되는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다.이와 더불어 예방접종 시행 및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능력과 감염관리 수준, 접종 공간 확보 여부도 지정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충청지역 익명을 요구한 개원의는 "24시간 온도 기록과 알람기능이 있는 온도계를 설치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은 탁상공론"이라며 "NIP참여했던 의료기관임에도 백신전용냉장로를 별도로 구매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내과 개원의는 "기존 NIP 지정 의료기관은 코로나 백신접종 기관으로 지정해도 무방하다고 본다"면서 "어차피 영상온도를 유지하는 백신이라면 기존 독감백신과 다를바 없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파티마병원 소청과)은 "국내 백신접종 기관 중 정부가 요구한 기준을 갖춘 곳은 없다"면서 "앞서 독감접종 당시 1차의료기관이 맡았듯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또한 동네의원에서 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가 언급한 접종 후 대기공간 확보가 가능한 1차 의료기관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전적으로 정부가 책임진다? 믿어도 되나?
또 다른 우려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것을 어디까지 신뢰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현재도 예방접종 부작용에 대한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거쳐 정부가 보상을 하지만,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은 일.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정용 부회장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보상이 진행되지 않는 사례가 허다하다"면서 "이번에는 얼마나 다르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해당 의료기관의 부주의 등 책임을 병의원으로 떠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부의 보상 약속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