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들 잇딴 참전으로 3제 복합제 시장 1000억원 육박 한미 세계 첫 4제 복합제 시장 열어…편의성과 약가 경쟁력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내세워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3제 고혈압 복합제 시장.
1000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병‧의원에서 활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4세대 복합제가 도전장을 내밀어 주목된다. 벌써부터 의료진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와 복용 편의성을 이유로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고혈압 3제 복합제 시장 규모가 약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3제 고혈압 복합제의 경우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에 이뇨제를 추가한 계열이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이찌산쿄의 세비카HCT.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세비카 HCT는 지난해 처방액 327억원을 기록하면서 병‧의원 처방 리스트 가장 윗자리에 올라와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3제 복합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안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세비카HCT는 2018년 347억원에 육박했던 처방액이 20년 사이 약 20억원 줄어들었다.
그 사이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플러스'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트루셋', 일동제약의 '투탑스 플러스' 등 국내사 3제 복합제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모잘탄 플러스는 제형별로 5/50/12.5mg와 5/100/12.5mg이 각각 처방액 100억원을 넘어서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아모잘탄 플러스의 총 처방액은 249억원을 기록하며, 고혈압 3제 복합제 시장에서 국내사 중에선 가장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동제약의 경우 3제 복합제인 '투탑스 플러스'에 더해 기존 2제 복합제인 '투탑스'까지 더해 '패밀리' 제품군으로 구성, 병‧의원 처방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두 가지를 합쳐 지난해 처방액은 140억원에 이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항생제 등의 처방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며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고혈압 등을 포함한 만성질환 처방 시장은 선전한 만큼 앞으로도 병‧의원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상승세를 유지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3제 주도 속 4제 복합제 도전장…성공할까?
이 가운데 한미약품이 4제 복합신약으로 '아모잘탄엑스큐'를 출시, 2월부터 급여로 등재되면서 3제 복합제 시장의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모잘탄엑스큐는 고혈압 치료성분인 암로디핀과 로사르탄,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성분을 한 알에 담아낸 첫 4제 복합제.
기존에 없었던 4제 복합제인 터라 아직까지 병‧의원 처방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점치기에는 이른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아진 분위기가 역력하다.
벌써부터 고혈압 처방을 주도하고 있는 내과 개원가에서는 환자 복용 편의성과 동시에 복지부가 책정한 약가 등을 이유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약품에 뒤 이어 종근당도 4제 복합신약을 출시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는 등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발 빠르게 약물을 추가하려는 모습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일단 처음으로 4제 복합제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환자를 생각한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복용하는 약 알 수를 줄인다는 것은 의사 입장에서도 좋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의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시에 약가 인하를 적용 받아 급여로 전환된 것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 증대와 약가까지 두 가지의 장점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3제 복합제도 병‧의원 처방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상황인 만큼 일단 효과를 두고 봐야 하지만 큰 장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