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제약사를 중심으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그 이득을 몇몇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시민건강연구소, 한국민중건강운동은 3일 공개한 '민중건강운동 브리피'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중심으로 2020년 12월 31일 기준 6개 백신과 15개의 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에 있고 치료제의 경우 셀트리온의 CT-P59를 제외한 모둔 후보물질이 약물재창출 의약품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백신 개발에 투입된 정부의 공공 R&D 비용은 총 6개 후보물질에 309억 4500만원이다.
후보물질별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에 110억원이 투입돼 가장 큰 비용이 지원됐고, 제넥신 'GX-19N' 93억 9000만원, 국제백신연구소 'INO-4800' 84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NBP2001' 13억 1000만원이 순으로 지원됐다.
국제백신연구소의 INO-4800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은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
여기에 코로나 치료제의 경우 4개 후보물질에 346억 4000만원이 지원됐다.
이 중 가장 많은 공공 R&D 지원을 받은 물질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코드명 CT-P59)로, 230억 1000만원이 투입됐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 61억 4000만원, 대웅제약 'DWRX2003' 49억 40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백신과 달리 치료제 개발의 국제기구의 지원 없이 정부 사업을 통해서만 이뤄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고서에서는 건약 등은 R&D 지원뿐만 아니라 제약사들은 통상 3~10년이 소요되는 임상시험 과정이 현재 대부분 1년 내외로 줄어들었다는 점을 빌어 투입되는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절감 혜택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약 등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는 세금으로 공공 R&D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 이득은 민간 제약사가 독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민간 제약사가 세금을 통해 독점하는 이득은 신약과 백신의 판매를 통한 수익에 그치지 않는다. 주가 상승을 통한 추가 이득이 현재로서는 제일 큰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약사 자체의 R&D 세부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만큼 실제 임상시험 R&D 지원금 중 공적 재원의 비중은 현재 알려진 수치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WHO가 출범한 코로나 기술 접근 풀(C-TAP)에 참여하지 않는 등 R&D의 핵심인 정보 공유에도 참여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