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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 당뇨병약 처방 예고...NASH에 GLP-1 급부상

발행날짜: 2021-02-18 05:45:59

9년 만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가이드라인 대폭 변경
피오글리타존, 메트포민 우선 권고…고용량 비타민E 유효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에 당뇨병 약물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학회가 처방 요법으로 피오글리타존 등을 우선 권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비만약으로 탈바꿈을 노리고 있는 GLP-1 수용체 차단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새로운 주요 옵션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향후 처방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대한간학회가 오는 5월 공포하는 NASH 가이드라인 개정판 초안을 공개했다.
대한간학회는 17일 온라인을 통해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가이드라인 개정 공청회를 열고 오는 5월 공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개정판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정된 2013년도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정판으로 9년만에 이뤄지는 대대적 사업이다.

이를 위해 간학회는 지난해부터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위원회를 구성하고 총 8차에 걸친 회의를 열어 근거 기반 지침을 도출하는데 집중해 왔다.

그만큼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2013년도 판에 간단하게만 서술됐던 약물 치료 요법 등이 상세히 명시됐다. 그간 무작위 임상시험과 메타분석 등을 통해 근거가 쌓인 약물이 대거 추가된 셈이다.

일단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한 약물 치료 요법은 당뇨병 치료제가 주를 이룬다. 골자는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과 메트포트민, 그리고 세마글루타이드다.

일단 피오글리타존은 2015년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된 무작위 연구를 비롯해 총 4개의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간학회는 당뇨병 동반 여부와 무관하게 간 조직검사로 진단된 비알콜성 지방간염에 대해 피오글리타존 처방을 권고했다. 근거 등급은 B1이다.

하지만 다수의 무작위 연구에서 장기 처방시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경고가 있는 만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혜택과 위험을 고려해 처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같은 이유로 메트포트민은 당뇨병을 동반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환자에서 당뇨병을 위한 일차 치료제로 이번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비알콜성 지방간염과 간 섬유화가 있는 환자에게 6년 이상 장기 처방시 모든 요인의 사망률과 간 이식률, 간세포암 위험을 모두 낮추는 무작위 대조 임상 결과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새롭게 GLP-1이 우선 권고 약제로 이름을 올려 주목된다. 해당 약물은 세마글루타이드로 현재 2상 임상시험에서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에 대한 72주간의 추적 관찰 결과 0.1mg의 용량을 기준으로 소실률이 40% 높았던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서울대 의과대학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강력한 체중 감소율에 기반한 효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새로운 약물 요법들이 대거 포함됐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삭센다, 즉 리라글루타이드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및 심혈관 위험 인자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입증이 됐지만 이는 당뇨병과 비만에 한정될 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해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간학회의 결론이다.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고용량 비타민E 요법은 조건부 단서가 달렸다. 하루에 800UI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E가 분명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높은 만큼 이를 고려한 처방 전략도 포함됐다. 해당 약물은 스타틴이다.

실제로 스타틴은 심혈관 질환 연구인 GREACE에서 3배 미만의 간 효소 상승을 가진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을 감소시키는 유효성을 입증했다. 또한 국내에서 이뤄진 임상에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보였다.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위원장인 조용균 교수(성균관의대)는 "이밖에도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SGLT-2 억제제와 항산화 효과를 가진 카르니틴 복합제 등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임상시험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라며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할만한 정도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