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3자 합의로 나보타 미국 판매 '에볼루스' 2대 주주로 3자 합의에 빠진 대웅제약 "국내 민‧형사 재판 승소 확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4년 반 동안 끌어왔던 소위 '보툴리늄 톡신 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법적 분쟁에 얽힌 4개 회사 중 3개 회사가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늄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명 주보) 판매를 놓고 지난 19일(현지시간) 엘러간·에볼루스와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에볼루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미국에 판매하는 업체다.
22일 전자 공시를 통해 공개된 3자 합의문에 따르면, 일단 에볼루스는 엘러간과 메디톡스에 향후 2년간 분할해 3500만 달러(약 390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한편, 미국 내 모든 라이선스 제품 판매에 대해 바이알당 로얄티를 21개월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해 말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21개월간 미국 수입금지 명령을 내린 것에 기인한다.
또한 메디톡스는 이번 합의를 통해 에볼루스의 주식을 취득, 2대 주주가 되기까지 했다.
에볼루스의 주식 16.7%를 취득하게 된 것인데, 메디톡스는 신규 발행된 에볼루스 보통주 676만 2652주를 보유하게 됐다. 에볼루스는 주당 0.0001달러로 보통주를 신규 발행했다.
여기서 주목해볼 점은 이번 합의에 당사자인 '대웅제약'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합의문 끝자락에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명시했으며, 대웅제약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면서 "사전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대웅제약 측은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신속절차로 항소를 제기했고, 항소심에서 메디톡스의 주장이 거짓으로 모두 밝혀져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있기에 굳이 애브비, 메디톡스와 합의할 이유가 없었다"며 "이번 합의에 따라 ITC 결정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어지게 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입장발표를 두고서 제약업계는 대웅제약이 이번 3자 합의에 동의한다면 사실상 ITC 판결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제약사의 한 임원은 "미국 판매에 관련된 3개 회사가 합의한 것"이라며 "대웅제약이 3자 합의를 사전에 알아 합의에 참여했다면, 사실상 ITC 판결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합의에 당연히 동의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보툴리늄 톡신 전쟁 관련해서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의 민‧형사 재판만 남게 됐다.
대웅제약 측은 "지금까지 밝혀진 메디톡스의 수많은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민∙형사 재판에서 승소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