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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대웅제약 자료 조작…품목취소 대상될까

발행날짜: 2021-03-05 05:45:56

공정위, 대웅제약 '알비스' 특허소송 통한 경쟁사 방해로 제재
특허출원 과정서 서류조작…식약처 "품목 허가와는 별개 사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장 특허 소송으로 경쟁사 제품의 시장 진입을 방해한 혐의로 대웅제약과 대웅에 23억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품목 허가 취소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문제가 된 대웅제약 제품의 경우 품목 허가취소 대상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이에 대해 규제 당국은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어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웅제약 회사 전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대웅제약과 대웅에 23억원 가까이 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검찰 고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위장특허소송을 통해 경쟁사 제품의 시장진입을 방해한 혐의다.

특히 대웅제약은 이 과정에서 생동성 실험 데이터의 개수와 수치 등 핵심 데이터를 조작‧제출해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공정위의 발표는 이렇다. 위장약 '알비스'의 특허권자인 대웅제약은 파비스제약의 제네릭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2014년 특허권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당시 처방시장을 살펴보면, 대웅제약의 알비스 원천특허가 만료(2013년 1월)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2014년부터 제네릭을 본격 개발하며 시장에 진입하려던 때였다.

이후 대웅제약은 매출방어를 위해 후속약물인 알비스디D를 2015년 2월에 출시했고, 뒤이어 경쟁사 안국약품도 2016년 초부터 알비스D 제네릭을 발매하고 나섰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공정위 조사결과, 대웅제약이 알비스D 특허출원 과정에서 생동성 실험 데이터를 조작‧제출해 특허를 등록(2016년 1월)한 것이다.

당시 대웅제약은 알비스D의 식약처 품목허가를 위해 생동성 실험을 총 3차례 진행(1‧2차 실패, 3차 성공)했으며 성공한 3차 실험으로 품목허가를 받아 제품 발매(2015년 2월)를 준비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웅제약은 제품 발매 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급하게 특허출원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특허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생동성실험 데이터가 부족해 담당 직원들이 심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등, 기존 데이터만으로는 원하는 특허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

결국 제품 발매일이 다가오자, 출원 당일(2015년 1월 30일) 생동성실험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성공데이터 1건→3건)으로 늘리고 세부 수치(어떤 입자크기에서 수행된 실험인지 등)도 조작해 특허 출원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제약업계에서 이 같은 특허 출원 과정에서 생동성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제출했으니 해당약품인 '알비스' 관련 품목도 허가취소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실제로 식약처는 지난해 메디톡스가 생산하는 '메디톡신주'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서류조작' 등 기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주 등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원액 및 제품의 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적합한 것으로 허위기재했으며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했다.

따라서 대웅제약의 엘비스D 경우에도 서류조작에 따른 기만행위로 볼 수 있으니 식약처의 허가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식약처가 자료조작 품목에 대해서는 엄격한 방침을 적용해왔다"며 "특허 출원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생동성실험 데이터를 조작한 만큼 공정위 제재뿐만 아니라 식약처 허가취소 대상으로 연계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번 공정위의 대웅제약 제재와 품목 허가는 별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료 조작의 경우 특허 출원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품목 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때문에 공정위와 식약처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사전 교감이나 논의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허출원과 약물의 품목 허가 자료는 별개의 사안으로 특허출원 자료의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품목 허가 여부와 직접적으로 연결시키긴 어렵다"며 "이 때문에 공정위와 직접적으로 관련 사안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메디톡스 사례의 경우 검찰조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진 사례"라며 "이번 대웅제약 사례는 품목 허가 후 특허출원 과정에서 후향적으로 자료를 조작해낸 것으로 안전성, 유효성 등을 판단하는 품목 허가 자료와는 결이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