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 암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암 수술로 인해 발생하는 남성 요실금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수술 후 발생한 요실금은 정상적인 현상. 보통 6개월 이내에 증상이 해결되지만 15%는 1년이 지나도 지속된다. 부끄럽다는 핑계로 요실금을 감추다간 증상은 더 악화된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는 뜻이다.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가장 확실한 해법인 수술적 치료 방법(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의 보험 확대 정책이 올해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산정특례 적용 기간에 따라 환자 부담률이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료는 빠를 수록 좋다.
전문가들 역시 수술후 발생한 요실금에 대해선 삶의 질과 예후 측면에서 조속한 치료법 모색을 주문하고 있다.
행동요법 및 약물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부터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 및 남성슬링과 같은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한 선택지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증 등 배뇨장애 치료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연구부원장(비뇨기과)을 만나 남성 요실금의 치료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전립샘 암 및 수술 환자가 늘고 있다. 수술 후 요실금 발생 비율 등 예후가 궁금하다.
남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형태는 복압성 요실금으로 전립샘 암 수술을 한 대부분의 남성들이 수술 직후 즉각적으로 복압성 요실금이 나타난다.
전립샘 수술 과정에서 요도괄약근이나 요도괄약근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이 발생해서 요실금이 생기는데 발생 비율은 수술 직후 30%, 수술 1년 전후해서 약 15% 정도된다.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등 갑작스럽게 복부 내의 압력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없이 소변이 누출되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전립샘 암 수술 환자에게 오는 이런 형태의 요실금은 정상적인 현상이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6개월 이내에 증상이 해결된다.
하지만 15%의 환자들은 1년이 지나도 지속된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보다는 조속히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남성 요실금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비수술적 치료에는 골반근육운동(케겔운동), 방광훈련요법, 바이오피드백치료와 같은 행동요법이 있다. 또 약물과 주사요법도 이에 해당한다. 수술적 치료에는 인조테이프로 요도를 고정하는 슬링수술 및 인공 요도를 인체에 넣는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이 있다.
골반 근육 운동은 요실금 회복을 원활하게 하는 보조적인 요법으로 치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약물 치료 역시 국내에 정식 허가 받은 약이 없어 비급여로 써야 하는데 요실금을 완전히 없애지 못할 뿐더러 복용 기간에만 일시적인 효과가 있어 불완전하다.
수술적인 치료법에는 경요도 주사법이 있긴 하지만 학술가이드라인에선 권고치 않는다. 이외 슬링수술이 있긴 한데 효과가 드라마틱하지 않아 경미한 요실금 증상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수술 이후에도 패드를 착용하지 않을 확률이 30%에 불과하다. 또 방광 수축력이 떨어지거나 전립샘 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겐 요도 손상 우려로 적용하기 어렵다.
수술 요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을 꼽을 수 있다. 괄약근 삽입술을 하면 수술 후 패드를 안 찰 확률이 85%에 달한다. 나머지 15%도 이전보다 예후가 굉장히 좋아져 만족감이 커진다. 불안감 때문에 여행이나 사회 활동을 포기하던 사람들도 자신감을 되찾기 때문이다.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수술인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비뇨기과 분야에서는 '골드 스탠다드'다. 출시된지 약 30년이 지나 안전성과 효과를 모두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다. 보스톤사이언티픽에서 나온 AMS800은 전세계 유일한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 제품이다.
원리는 인공 괄약근이 약해진 요도 괄약근을 대신해 요도를 조여 소변이 흐르지 않도록 도와준다. 혈압을 잴 때 커프(cuff)를 팔에 두르듯이 기기의 커프가 약해진 요도괄약근을 감싸고 있다가 손으로 작동시키는 펌프를 누르면 커프가 느슨해져 소변이 나온다. 소변 배출 후 약 2분 뒤 저절로 괄약근이 요도를 다시 조인다.
펌프는 음낭 안에 위치한다. 별도의 전력 장치없이 구조가 간단하고 체내에 삽입돼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국내 시술 현황은?
인공 요도 괄약근 삽입술을 받은 90% 이상의 환자가 만족했으며 96%의 환자가 친구 및 지인에게 이 수술을 권유하겠다고 응답한 연구가 있다.
선진국의 요실금 치료 트렌드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모두 비슷한 편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의 실적이 현저하게 낮다.
미국의 경우 전립샘 암 제거술을 받은 환자중 약 8~10%가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을 시행한다. 반면 한국은 고작 3%만 삽입술을 받는다. 전립샘 암 수술 환자 중 약 15%에서 요실금이 발생한다고 치면 100명 기준 15명이다. 이중 3명만이 삽입술을 받을 뿐 나머지 12명은 쉬쉬하며 요실금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참고 산다는 뜻이 된다.
저조한 수술 건수의 원인으로는 삽입술이 있는지 잘 모르는 환자가 많은 것이 한몫한 것 같다. 다만 최근 수년 전부터는 환자 단체 및 커뮤니티의 발달로 서서히 삽입술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전립샘 암 수술 전후로 관리가 이원화된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 암(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이 수술 후 요실금을 모니터링하고 실제 요실금 발생 시 다른 배뇨장애 전문의들에게 연계해준다면 보다 수술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최적의 해법이 있다고 해도 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의 비용 및 보험 적용은?
인공요도 괄약근 삽입술은 결코 저렴한 수술은 아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보험이 적용되고, 그 보험 기준 역시 올해부터 확대 적용돼 환자들이 실제 느끼는 비용 부담은 수 십만원 대로 적은 편이다.
기존에는 인공요도 괄약근 기기 한 세트만 평생 개념으로 보험이 인정됐지만 이제 개수 제한이 삭제됐다.
기존에는 첫 수술에만 80%의 보험적용이 된 후, 두번째 재수술부터는 20%만 보험적용이 됐지만 올해부터는 모든 수술에 80%의 보험이 적용된다. 더불어 산정특례대상으로 전립선암(C61) 환자가 암과 관련돼 인공요도 괄약근 수술을 받는 경우 산정특례적용기간인 5년까지 환자 부담률 5%만 부담하면 된다. 환자들에게는 굉장한 혜택이다.
괜히 불편을 참고 버티다가 산정특례적용기간을 놓칠 수 있다. 전립샘 암 수술 후 골든 타임이 바로 수술 후 1년 전후다. 1년 전후해서 요실금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음낭에 펌프를 집어넣고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의 괴사 등의 문제를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괴사 문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재수술이 필요한 건 커프 주변의 요도의 근육층이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소변 누수를 막기 힘들어질 경우 커프의 재조정이 필요한데 평균 7년 간격이다. 물론 10년 이상 사용해도 문제없는 사람들도 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