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의 양대 축인 항체 진단 키트의 정확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내사가 제조한 체외 진단 키트를 포함해 10개 중 3개는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일 진단 키트를 사용한 검사의 신뢰도에 의문과 위험성을 제기하며 해석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8개 항체 진단 키트 정확도 분석…신뢰도 확인 목적
8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8개 코로나 항체 진단 키트에 대한 정확도 분석에 대한 비교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1.36.e64).
지난 2019년부터 전 세계에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현장에서는 코로나 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분자 진단 키트와 더불어 면역 분석법을 사용한 항체 진단 키트가 활용된 바 있다.
하지만 항체 진단 키트는 낮은 민감도와 교차 반응으로 인한 위양성 등의 문제로 신뢰도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것이 사실.
실제로 국내 전문가들도 코로나 항체 진단 키트는 물론, 이를 활용한 혈청 유병률 연구 등의 해석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를 이어간 바 있다(J Korean Med Sci 2020;35(38):e338).
하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직접적 비교, 분석 연구는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부산대 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과 김인석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내 코로나 확진자의 임상 정보 및 잔여 혈청 샘플을 통해 국내외 8개 항체 진단 키트의 정확도를 분석했다.
총 40개 샘플 통해 항체 진단 키트 검증…28%가 불일치
연구진은 15명의 코로나 확진자로부터 얻은 40개의 혈청 샘플 중 면역 분석을 조합한 뒤 국내사가 개발한 2개를 비롯해 8개의 면역 검사 및 항체 진단 키트에 이를 적용했다.
그 결과 단일 분석에서는 40개 샘플 중 12개(30%)에서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10개 중 3개는 정확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항체 진단 키트를 언제 검사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환자가 확진후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
실제로 1번 환자와 4번 환자의 경우 혈청 샘플 표본이 동일했지만 검사 시점과 항체 진단 키트에 따라 3건의 잘못된 결과치를 보여줬다.
결과를 섣불리 분석하기 힘든 모호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2019년 국내 최초 코로나 확진 사례 이전에 수집된 샘플은 예상대로 대부분의 항체 진단 키트에서 음성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나의 샘플은 모호한 결과가 보고됐다. 위양성도 음성도 아닌 결과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항체 진단 키트의 부정확성과 낮은 신뢰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키트가 표적으로 삼은 항원 외에 너무나 많은 요인들이 혈청학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자칫 하나의 항체 진단 키트로 검사를 진행할 경우 잘못된 격리나 추가 검사 등까이 이어지는 오진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다.
특히 이러한 연구 결과를 우리나라에서 낮은 코로나 유병률을 보인 부산, 울산, 경남에 대입하면 특이도가 97% 수준에 불과해 높은 위양성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항체 진단 키트 검사값의 3분의 1에서 결과에 차이를 보였다는 것은 결국 어느 키트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제시하는 98~99%의 특이도에 한참 못미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단일 항체 진단 키트에 의한 혈청학적 검사 및 평가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키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