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접종률 1위 이스라엘, 감염 재생산지수 상승 '기현상' 전문가들 "접종 후 2주~2차 접종까지 보수적으로 접근 필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전세계 1위를 기록한 이스라엘에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이를 교훈 삼아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 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약 2주일이 소요되고 2차 접종까지는 8~12주 간격이 필요한 만큼 해당 기간 동안 엄격한 방역 조치 준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9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31만여명이 넘어가면서 의료계로부터 접종자들의 방역 조치 준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전세계 접종률 1위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8일 기준 전체 인구인 930만명의 절반인 453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쳤고, 30%는 2차 접종까지 이뤄졌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감염 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을 몇 명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지난달 0.8 수준에서 이달 6일 기준 0.98까지 올라갔다는 점. 해당 기간 동안 백신 접종자 수는 지속 늘었지만 감염 재생산지수는 줄지 않고 되레 증가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을 '교훈' 삼아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접종 이후 항체가 생성되기까지의 기간, 면역 생성 실패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접종=면역'이라는 성급한 공식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접종률 1위인 미국뿐 아니라 누적 접종 회수 기준 1위인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있다"며 "이들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집단면역은 인구의 70%가 접종되면 형성된다고 보지만 이는 이론상에 근거한 것일뿐 접종률이 곧 집단 면역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기까지의 기간에는 접종자나 비접종자 모두 방역 수칙을 똑같이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종 후 바이러스의 면역이 형성되는 최소 2주간 마스크 착용 및 손 위생 관리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가 형성되기 전이라면 해당 기간동안 감염 및 이를 통한 재확산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강 소장은 "집단면역의 기준인 70% 접종률을 이루면 대다수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해도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며 "나머지 30%가 감염될 수 있고 이중에 기저질환 고령자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집단 면역 이후에도 접종률 향상 및 방역 조치 준수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접종자 수가 늘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백신의 접종 효과가 실제 어느 정도 지속되는지 확인되지 않았고, 향후 변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접종률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도 1.5단계 이상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유지는 당분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역학조사관)도 주의를 당부했다.
최 교수는 "접종률과 감염 재생산지수가 동시에 올라가는 현상에 대해서는 면밀히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다"며 "하지만 항간에 떠도는 백신이 확진자를 양성한다는 루머는 확실히 근거가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는 항체가 형성되기 전까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접종 이전과 똑같이 해야 한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2차 접종까지 이런 수칙을 준수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