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암센터는 국립암센터의 산하단체가 아니다. 지역암센터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
16일 오후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4차 암관리 종합계획(안) 공청회에서 한 의료진의 지적이다.
충북지역 암센터를 지휘하고 있는 충북의대 암센터 김헌 소장은 이 같이 말하며 지역간 역량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 소장은 4차 암관리 종합계획안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역 암센터가 국립암센터의 종속기관으로 비춰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같은 이유로 계획안에서 언급한 다기관 임상시험 연구가 지역암센터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소장은 "이는 암센터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전달체계의 문제라고 본다"면서 "(수년째)반복되는 문제라서 현실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부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계획이 실현 가능하려면 각 센터에 동기부여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암센터 평가 및 피드백은 오히려 사기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잘하고 있는 지역암센터에 당근을 줘야 의욕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텐데 '평가 및 피드백'은 (지역암센터 입장에서는)채찍질로 바라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수도권으로 암환자 유출현상이 여전히 극심한 것을 언급하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암 환자 상당수가 수술은 서울에서 받고 (자신이 거주하는)지방으로 복귀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십장의 진료기록지를 가져와 (지방 암센터)의료진들은 어려움이 있다.
방대한 분량의 진료기록지를 확인하려면 환자 진료에 시간을 많이 소요하기 때문에 효율성을 높이려면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이날 공청회에서 연세의대 라선영 교수(종양내과)는 지역 암센터별로 특성 암종을 중심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고 제안했는가 하면 80세이상의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암치료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동국의대 오상우 교수는 암 검진 이전에 암 예방을 위한 방안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고, 펜벤다졸 사태 등에 대응 시스템 부재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암 보장성이 높아졌지만 고가 암치료제가 나오면서 그에 대한 보장성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임정수 본부장은 "개인적으로 지역 암센터 소장을 맡은 바 있어 지역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고가의 의료장비 지원 등 인프라 구축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부분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김 소장이 제안한 지역암센터 역량 강화를 위한 다기관 연구 활성화와 관련해 빅데이터를 오픈, 중앙과 지역이 상생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하면 지역 암센터에 환자가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면서 "적정성 평가와 빅데이터를 연계해 지역암센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내 개선하는
또한 복지부 한상균 질병정책과장은 패널 토론자들이 언급한 내용 대부분에 적극 공감을 표하고 최대한 반영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역암센터와 국립중앙암센터간 관계에 대한 지적부터 지역 내 자발적 참여 동기 부여책, 평가 및 피드백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에 대해 공감한다"면서 "수도권 대비 질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 적정성 평가 확대, 선제적 암 예방 및 대응 시스템 강화, 암 환자 투병 정보 국가차원의 정보시스템 구축 등 제안도 종합계획안에 담도록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