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접종 연기 고민도…직원들 접종·휴가 일정 조율 분주 동네의원 의료인, 26일부터 일주일간 지정 위탁의료기관서 접종
개원의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지난 26일, 백신의 안전성 문제를 걱정해 접종을 뒤로 미루거나 직원 접종 일정과 백신 휴가를 조율해야 하는 고민까지 속출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공유한 예방접종 시행 지침에 맞춰 일선 병의원 및 약국 종사자는 19일부터 30일까지 사전예약을 받고 26일부터 약 일주일간 접종을 진행한다.
예방접종 대상은 38만5000여명 규모로, 지역별로 예방접종이 가능한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상황. 예방접종센터가 아닌, 위탁 의료기관 접종인만큼 대상 인원들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시군구 보건소별로 약 2~10개 이내 조기 접종 위탁 의료기관을 지정해놓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일선 개원가들에서도 혈전 생성 논란을 키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상반응에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직원 접종 일정, 백신 휴가 등을 두고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20일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위원회는 얀센사의 코로나19 백신의 비정상적인 혈전(뇌정맥동혈전증, CVST) 생성 가능성에 대해 상관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논란을 키운바 있다.
이보다 앞선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도, 백신과 혈전 생성간 상관성이 있어 부작용 목록에 이를 등재해야 한다는 유사한 결론을 내린 것.
서울 노원구 S내과 원장은 "코로나19에 걸리면 무증상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백신 접종후 사망하거나 부작용이 심하다는데 우려는 나올 수밖에 없다. 맞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H내과 원장은 "서울시내과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15~20%는 연기하겠다는 반응들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일단 성북구의사회 차원에서 개원의 대상 접종을 지원해 고대안암병원에서 저녁 6~8시 경에 접종하기로는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경우는 근처 지정 의원에서 접종 예약을 했는데, 같은 로트 번호로 맞으면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대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며 "과거에는 독감백신 접종일에 술자리를 하기도 했는데 코로나 백신 접종은 72시간 금주하라는 지침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원장과 직원간 접종 일정을 맞추거나, 백신 휴가를 조율하는 과정에도 번거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P내과 원장은 "근처 지정 의원을 통해 원장은 화요일, 직원은 금요일에 맞도록 했다. 30세 미만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기에 해당 연령대 직원들과 근무를 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5월 1일이 노동자의 날인데다 토요일이라서 금요일 오후에 맞도록 하고 반차를 쓰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의사들이나 직원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안맞으려고 한다"며 "최근 사지마비 논란이 된, 40대 연령 여성들의 경우도 불안감이 유독 크다. 백신 인센티브를 따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접종률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개에 따라 일선 개원가 및 약국 종사자를 비롯해 장애인, 보훈인력 돌봄 종사자, 투석환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19일부터 사전예약을 받았다.
병의원 및 약국 종사자에 대한 백신은 23일 조기 접종 위탁 의료기관으로 전달된 상황이다. 지난 21일기준, 총 190만 3767명이 1차 접종을 마쳤으며 2차 접종자는 누적 6만 622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