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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치 보고서 입수…개원가 '시간 진찰료' 등장

이창진
발행날짜: 2021-05-10 05:45:59

신영석 박사 3개안 제시…10분 이상 해야 초진료 '상회'
의원급·취약지 ‘정책가산’ 제언…2017년 회계자료·총점 고정 원칙 '한계'

3차 상대가치개편 연구보고서 집중 해부

의약분업 시행 이후 지난 2001년부터 20년간 고정된 진찰료와 입원료 상대가치점수가 개편을 앞두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3차 상대가치 개편' 연구결과를 입수했다. 보건복지부는 5월 중 의료단체와 함께 진찰료와 입원료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연구결과에 담긴 진찰료와 입원료 세부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상] 진찰료편_개편안 3가지 제시…총점 고정 원칙 '한계'
의료기관 경영 핵심은 진찰료와 입원료이다. 의료계는 그동안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 개선을 요구하며 진찰료와 입원료 보상을 촉구해왔다.

메디칼타임즈는 '3차 상대가치 개편을 위한 기본진료료 개선방안 마련 및 상대가치 개발 연구' 보고서(연구책임자: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 선임 연구위원)를 입수했다.

현재 의료수가는 상대가치점수x환산지수로 산출한다.

메디칼타임즈가 입수한 3차 강대가치 연구결과를 보면 진찰료 관련 3개 방안을 제시했다.
상대가치점수는 지난 2001년 이후 20년간 고정됐고, 환산지수는 건강보험공단과 의료단체 간 계약을 통해 매년 변화되어 왔다. 연구보고서는 진찰료와 입원료 상대가치점수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의원급 경영 핵심인 진찰료 연구결과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진찰료 개편방안은 ▲유형간 균형 확보 ▲초진과 재진 통합한 시간제 진찰료 ▲진찰료 비중 50% 설정 등 3개안을 주축으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상대가치점수 총점 고정을 원칙으로 2017년 의료기관 종별 회계자료를 토대로 도출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유형간 균형성 확보…진찰료 점수 2% 인상과 2% 인하

우선, 진찰료 유형간 균형 확보 개편은 2개 세부안을 제시했다.

연구자는 2017년 의료기관 회계조사에 입각해 진찰료와 입원료 등 기본진료료 원가 보전 86.7%, 수술 68.8%, 처치 72.9%, 기능검사 89.0%, 검체검사 144.2%, 영상검사 106.2% 등을 전제로 했다.

1안은 다른 유형과 상대적 균형감을 위해 기본진료 상대가치를 2.2% 인상했다. 상대가치점수 2.2% 인상은 의원급 기준 초진료 4.14점, 재진료 2.96점 증가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진찰료 보상 수준이 90.9%로 개선된다.

2017년 의료기관 회계기준 근거한 의료행위 유형별 원가 보상율.
2안은 수술과 처치 등 타 유형별 합계 보상수준에 높은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를 2% 인하하는 방안이다.

의원급 초진료 -3.76점, 재진료 -2.69점으로 분석됐다. 병원은 초진료 -4.18점, 재진료 -3.03점이며 종합병원은 초진료 -4.65점, 재진료 -3.50점, 상급종합병원은 초진료 -5.12점, 재진료 -3.97점이다.

1안인 2.2% 인상을 적용하면, 전체 진료비 2173억원, 보험자 부담액 1379억원이 증가한다. 반면, 2안인 2.0% 인하를 적용하면, 전체 진료비 1975억원, 보험자 부담액 1253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유형간 균형성 확보방안은 현 진찰료 체계를 유지한 상대적 조정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시간제 진찰료, 초·재진료 통합…10분 이하 초진료 점수보다 낮아

연구자는 진찰시간을 연동한 보상 방안, 즉 시간제 진찰료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고질적인 3분 진료 고착화 가능성과 초재진료 구분 불만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재진료를 통합한 5분 단위와 10분 단위로 구분해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했다. 연구자는 2019년 의료서비스 경험조사 자료와 2018년 진찰건수를 분단위 구성 비율로 추정했다.

시간제 진찰료 도입에 따른 5분 단위 상대가치점수 조정안.
5분 단위 진찰료의 경우, 5분 미만은 상대가치점수 66.72점, 5분에서 10분 미만은 133.44점, 10분에서 15분 미만은 200.16점, 15분에서 20분 미만은 266.88점 등으로 구간을 나눴다.

초진료 상대가치점수 188.11점과 재진료 상대가치점수 124.47점을 적용하면, 진찰시간 10분 이상을 해야 초진료 상대가치점수를 상회하는 셈이다. 역으로 10분 미만 진찰의 경우, 초진료 상대가치점수보다 낮은 결과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손 10분 이상 진찰해야 현 초진료 상대가치점수를 상회한다.
10분 단위 진찰료의 경우, 10분 미만은 126.98점, 10분에서 20분 미만은 196.82점, 20분에서 30분 미만은 280.63점, 30분 이상은 378.40점 등으로 구분했다.

이는 진찰료 상대가치점수의 총점 고정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5분 단위와 10분 단위 모두 최소 10분 이상 진찰해야 초진료 상대가치점수를 넘어서게 된다.

이에 덧붙여 연구자는 시간제 진찰료 구간별 적용시 총 진찰시간 초과 현상에 대비해 진찰료 차등수가제 재도입을 제언했다.

일례로, 8시간(480분) 진찰 의사의 경우, 5분에서 10분 미만 진찰 64건까지 100% 진찰료를, 65건에서 80건은 90% 진찰료를, 80건에서 100건은 80% 진찰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다.

시간제 진찰료 도입 중 10분 단위 상대가치점수 조정안.
연구자는 시간제 진찰료 도입 시 의원급 진료과 간 유불리가 명확해 상대적으로 짧은 진료시간에 대한 강한 저항이 예상되므로 다른 의료행위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통해 반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시범사업 중인 심층진찰료와 교육상담료 등을 활용해 종별 본인부담을 차등화해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찰료 비중 50% 적용…입원료 업무량과 연동 16~50% 인상 효과

진찰이라는 행위는 의사의 본질적이고 기본적 행위이며 진료 외 의료서비스 이용을 결정하는 만큼 진찰의 중요성을 반영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자의 판단이다.

미국의 경우, 진찰을 모든 행위 기본이자 출발로 인식하고 전체 의료행위에서 진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유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요양급여비용 중 기본진료료 총 16조 1060억원 중 진찰료 9조 153억원, 입원료 7조 907억원이다.

진찰료 비중 50%를 전제로 입원료 비중에 입각한 3개 세부안.
진찰료 업무량 비중 50%를 전제로 입원료 업무량 비중별 3개안을 내놨다.

1안은 의원급 진찰료 업무량 비중 45%와 입원료 업무량 비중 18.8%일 경우, 초진료 상대가치점수는 219.53점, 재진료 상대가치점수는 162.62점으로 산출됐다.

2안은 의원급 진찰료 비중 45.1%와 입원료 비중 29.2%를 적용해 의원급 초진료 상대가치점수 251.84점, 재진료 상대가치점수 186.54점이다.

3안은 의원급 진찰료 비중 45.1%와 입원료 비중 40.0%를 적용해 의원급 초진료 상대가치점수 285.14점, 재진료 상대가치점수 211.22점 등으로 조정했다.

진찰료와 입원료에 국한해 상대가치점수 비중을 맞춘 것이다.

신영석 박사는 진찰료 개편방안 보완책으로 의원급과 의료취약지 정책 점수 신설을 제언했다.
현 초진료 상대가치점수(188.11점)에 비해 1안은 16% 인상을, 2안은 32% 인상을, 3안은 51% 인상된 수치이다.

물론 건강보험 재정 소요가 뒤따른다. 1안은 전체 진료비 1조 3524억원과 보험자 부담액 1조 160억원, 2안은 전체 진료비 3조 40억원과 보험자 부담액 2조 874억원, 3안은 전체 진료비 4조 7073억원과 보험자 부담액 3조 1924억원 등으로 대폭 증가한다.

의료계 입장에선 솔깃한 방안이나, 건강보험 재정 중립과 상대가치점수 총점 고정 원칙을 고수 중인 보건복지부 입장에선 추가 재정 투입을 전제하지 않으면 부담스런 방안이다.

연구자는 진찰료 상대가치 개편방안 보완을 위해 별도의 정책 상대가치점수 도입을 제시했다.

일차의료 기능 강화를 위핸 상급종합병원 약제비 본인부감 차등제가 적용되는 100대 경증질환에 대해 만성질환관리료(24.24점) 수준의 정책점수를 의원급 진찰료에 추가 부여하는 방안이다.

복지부는 3차 상대가치 진찰료 연구결과를 토대로 내부 방안 도출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어 취약지역 진료접근성 강화 차원에서 취약지역 병원급 진찰료에 현 진찰료 상대가치점수에 25% 또는 50% 수준의 정책점수를 추가 적용도 제기했다.

연구책임자인 신영석 박사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3차 상대가치 진찰료 개편 방안은 유형간 균형 확보와 시간제 진찰료, 진찰 행위 50% 비중 등 3개안을 토대로 다양한 세부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석 박사는 "복지부가 의료단체와 논의 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제시한 세부방안을 선택하거나, 혼합하는 방안 등 3차 상대가치 개편 협의 가능성을 높였다"면서 "연구결과에서 제시된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2017년 회계조사 자료와 총점 고정 원칙에 입각해 산출한 것으로 고정 점수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복지부는 3차 상대가치 연구결과를 토대로 내부 방안 도출에 들어간 상태로 5월 중 의료단체와 진찰료 개선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