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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약물 바이오시밀러 승승장구…의료비는 제자리

발행날짜: 2021-05-18 05:45:56

2009년에서 2018년까지 10년간 생물학적 제제 처방 현황 분석
시밀러 도입 이후 점유율 지속 증가…"가격 메리트와 제도 한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의 바이오시밀러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처방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사실상 복제약의 진입에도 우리나라는 단일 건강보험의 영향으로 실제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총 처방량도 균일하게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국내 류마티스 환자 대상 바이오시밀러 처방 경향 분석

오는 5월 24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 류마티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바이오시밀러 처방 경향과 의료비를 포함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생물학적 제제 바이오시밀러 처방 현황과 의료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처방되는 생물학적 제제(bDMARDs)에 대한 바이오시밀러가 2013년 유럽의약청에 이어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처방량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학회에서 이들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과 동등하다는 것으로 결론짓고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키면서 원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제품들로 처방이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 국내에서도 이렇듯 처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와 이로 인해 환자들의 의료비 등이 줄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표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한양대 의과대학 류마티스내과 성윤경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며 이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일단 국내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처방은 꾸준하게 늘고 있는 추세였다. 2009년 상반기(53명)에 비해 2018년 하반기(354명) 처방 환자가 거의 7배가 증가한 것.

특히 생물학적 제제의 주를 이루는 종양괴사인자 억제제(항 TNF 제제)를 처방받는 환자는 2009년 상반기 50명에서 2014년 상반기 200명으로 크게 증가한 뒤 2018년 하반기에는 250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 추세 속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점유율도 점차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2012년 항 TNF 계열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된 후 1~2%에 머무르던 점유율이 2018년에는 15.8%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처방 증가에도 의료비 변화는 미비…"단일 보험 영향"

하지만 이렇듯 바이오시밀러의 처방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물학적 제제의 총 처방량은 총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총 처방량은 유지된채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느는 만큼 오리지널 처방량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생물학적 제제 중 약물별 형태별 점유율
구체적으로 약물별 바이오시밀러 처방 경향을 보면 일단 인플릭시맙(Infliximab) 바이오시밀러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2013년 상반기 점유율이 35%에 불과했지만 2018년 하반기에는 85.3%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 기간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의 처방량은 동일 비율로 줄어들었다.

에나너셉트(Etanercept)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인플릭시맙에 비해서는 점유율 차이가 나타났다. 2016년 상반기 8.9%의 점유율이 2018년 하반기 31.5%로 늘어난 것. 아직까지는 오리지널인 엔브렐의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듯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으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많이 줄어들었을까.

결론적으로 성과는 절반에 그쳤다. 바이오시밀러 도입 이후 의료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 폭이 상당히 적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환자들의 10년간 의료비를 분석하자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환자 당 의료비는 여전히 꾸준히 증가세에 있었다.

물론 바이오시밀러가 활발히 처방되는 약물 계열에서는 일정 부분 의료비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인플릭시맙과 에나너셉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이들 약물 계열들은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되기 직전과 도입된 직후 의료비가 크게 내려가는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의료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국 바이오시밀러 도입 전후로는 의료비 절감 혜택이 나타나지만 어느 순간 오리지널을 처방받는 환자나 바이오시밀러를 처방받는 환자가 의료비가 같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연구진은 국내 건강보험 제도의 특성을 꼽았다. 국가가 주도하는 단일 보험 체계와 더불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제도적 장치 등이 의료비 절감 혜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된 것이 유럽에 비해 빠르지만 점유율과 혜택은 유럽의 추세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실제로 덴마크의 경우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나오면서 의료비가 3분의 2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덴마크를 포함해 유럽 상당수 국가들이 의료비 절감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전환을 의무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사나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가 배경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격경쟁력 등도 이유로 꼽혔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오리지널 약물이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맞춰 하향 조정되면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간에 비용 차가 크게 없는 상황"이라며 "이 또한 바이오시밀러 도입에도 의료비 절감 혜택이 제한적이고 점유율 또한 제자리로 유지되는 배경"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