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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입 역할 의식했나...백신 전공정 의지 밝힌 ‘삼바’ 남은 허들은?

황병우
발행날짜: 2021-06-02 05:45:58

삼성바이오로직스, mRNA 백신 미래 먹거리로 총력전
설비 준비, 라이센스 등 걸림돌 여전… 전망 아직 안개속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완제품 생산(DP)을 넘어 원료 의약품 생산(DS) 의지까지 밝히면서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준비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 생산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위탁 계약을 기반으로 mRNA 백신 원료 의약품 생산 설비를 인천 송도 기존 설비에 더해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오는 2022년 상반기 내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겠다는 방침.

현재 체결된 계약을 통해 충진·포장 등 완제품생산(Drug Product, DP)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mRNA백신 생산의 전공정을 담당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는 "확장된 생산 능력을 통해 파트너가 새로운 mRNA 백신과 치료제를 더 빠른 속도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실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마련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김태억 전 연구본부장은 "삼바나 셀트리온은 CMO나 시밀러를 통해 크게 성장했지만 항체에 의존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라며 "5년 10년 후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항체의 시대가 존속해야 하는 중대한 전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글로벌 사업이 항체 중심에서 핵산,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결국 항체 중심 CMO나 시밀러 사업도 변신 필요성이 강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발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또 다른 활로를 찾아야한다는 지적에 대해 내놓은 해답인 셈.

존림 대표 역시 지난 1월 JP모건 컨퍼런스에서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전체적인 방향성은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확충은 코로나 백신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 바라본 선택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의 위탁 생산을 시작으로 이후 가능성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개된 것은 없지만 계약을 맺은 모더나의 파이프라인이 대부분 mRNA 기반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모더나의 파이프라인.(홈페이지 발췌)

반면, 설비준비 기간과 라이센스 문제 등 여전히 실제 생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시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밝힌 2022년 상반기는 짧게 보면 6개월 길게 보면 내년 6월 까지 약 1년의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국내에서 mRNA를 코딩하고 조합하는 여러 과정을 거치기 위한 기계가 필요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국내 백신업계 관계자는 "원료를 만들기 위한 공정에 대한 기술이 있는데 모더나가 이에 대해 100% 라이센스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한다면 기계를 가져와 세팅하고 GMP를 다시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발표한 시간 내에 가능할 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라이센스도 모더나를 통해 프리패스처럼 가지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인지 혹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라이센스 소유주와 별도 협의를 해야 하는지의 문제도 남아있다.

아직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발표된 내용 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 공개된 내용이 적은 만큼 풀어야 될 숙제도 아직 물음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