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사의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상품명 Aduhelm)이 미국 FDA가 승인한 이후에도 여전히 논란의 꼬리표가 붙어있는 모습이다.
특히, 연간 악 5만6000달러(한화 약 6300만원) 가량으로 책정된 비용이 치료제의 가치 대비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임상경제검토연구소(이하 ICER)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아두카누맙의 비교 임상 효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개정 증거 보고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ICER는 "아두카누맙이 임상의 이익과 책정된 가격이 합당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감시기관이 공정하다고 생각한 가격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재 정가에서 85~95%의 할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CER가 언급한 인하폭을 적용할 경우 연간 3000~8400달러 수준으로 바이오젠이 제시한 가격과 큰 격차가 있다.
이에 대해 ICER는 "아두카누맙을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치매가 중단된다면 바이오젠이 책정한 비용이 지불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선 항체요법이 그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아두카누맙과 관련해 임상결과 해석이 논란이 있는 상태. 1차 연구 종말점인 CDR-SB 지표는 위약 대비 22% 감소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CDR-SB 지표값의 절대 수치 변화가 아닌 위약과 증상 악화 속도를 비교한 결과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미국 FDA 역시 임상적 편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았다고 언급해 추가 임상 종료 전까진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ICER는 "많은 치료제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데 실패했고 다른 치료법도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은 동의한다"며 "다만 아직까지 아두카누맙의 임상결과가 환자들이 고가의 비용을 지불만큼의 혜택을 받는 다는 것을 증명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ICER는 오는 15일 바이오젠과 만나 연구 결과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바이오젠은 현재 책정된 가격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오젠 대변인은 "알츠하이머병이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부담에 대한 치료의 가치나 적절한 요인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ICER가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미치는 부담 등에 대한 비용을 놓쳤다"고 전했다.
한편, 아두카누맙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승인된 치료제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판 존재에 직접 작용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당시 FDA는 "아두카누맙 데이터는 임상적 유익성과 관련해 복잡하다"며 "다만 임상 데이터는 이 약이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감소시킨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FDA는 "플라크의 감소가 환자에 대한 유익성을 가져온다고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며 "중증 질환자에 대한 유익성에 대해선 일부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임상적 유익이 기대되는 경우에 더 일찍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고 승인의 취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