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약제비 환수 협상이 종료됐다.
다시 협상에 나선 58개 제약사 중 일부는 합의안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상당수 제약사들은 보건당국이 내민 협상안의 검토 기간이 촉박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기한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58개 제약사들은 보건복지부 명령에 따라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알포) 제제를 둘러싼 약제비 환수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이날 18시까지 진행됐다.
앞서 복지부는 건보공단에 지난 2월 10일까지 콜린알포 제제 품목에 대한 약제비 환수 협상 명령을 했지만 임상 재평가 의사를 비친 58개 제약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복지부는 건보공단에 6월부터 약제비 환수 협상을 다시 명령했다. 그 협상 기간 만료가 13일 18시까지였다.
이에 따라 진행된 건보공단과 제약사 간의 약제비 환수 협상에서 쟁점은 임상 재평가 실패 시에 따른 청구액 환수율이다.
처음 건보공단은 협상 합의서에 100%를 명시했지만 제약사들의 거부 의사가 명확해지면서 50%로 조정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그러자 공단은 최근 협상에서 다시 30%로 하향했지만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취재 결과, 건보공단은 협상기한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환수율을 20%까지 추가로 낮춰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일부 제약사는 건보공단이 제시한 약제비 환수 합의안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에 서명한 제약사들은 콜린알포 제제 청구액이 높지 않은 제약사들로 전해진다.
결국 매출이 적은 제약사들은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사태를 정리한 반면 한 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콜린알포 제제 매출을 기록하는 제약사들은 20%라는 조건에도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은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20%까지 환수율을 다시 낮춰 제안하면서 일부 제약사들은 합의안에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매출이 큰 제약사들은 합의안에 서명하기 쉽지 않아 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합의하지 않은 제약사들의 콜린알포 제제는 급여 목록에서 삭제된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대형로펌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58개 제약사별로 상황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법적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콜린알포 제제 매출이 가장 큰 대표적인 제약사는 대웅바이오와 종근당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웅바이오와 종근당의 지난해 콜린알포 제제의 처방금액은 각각 972억원, 830억원에 이른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협상은 13일 18시부로 사실상 종료됐으며 협상을 타결한 제약사들도 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일부 제약사는 협상안에 대해 검토 기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따라서 건보공단은 이 같은 제약사들의 의견들을 수렴, 협상 기간 추가 연장을 요청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이 관계자는 "협상안에 대한 제약사들이 충분한 검토 기간을 달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이를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다"며 "일단 복지부에 환수율 협상 기간을 추가 연장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