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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 이탈 제약사 나올까? 콜린알포 환수협상 새 국면

발행날짜: 2021-07-01 05:45:57

건보공단, 100%→30% 환수율 하향 조정으로 일부 '합의' 저울질
환수협상과 PVA 겹친 종근당 글리아티린, 대응방향 '전환점'

뇌 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약품비 환수 협상이 다시 시작된 가운데 극적 합의에 이르는 제약사가 나올지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당초 100%였던 환수율을 30%로 대폭 하향 조정함에 따라 기존 소송을 불사하던 제약사 중 일부가 태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법원에 소송한 제약사들 중 전열에서 이탈하는 제약사가 출현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관련 제약사들과 약제비 환수협상을 다시 할 것을 명령하면서 최근 협상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1일 보건당국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건보공단은 복지부의 명령에 따라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알포) 제제 관련 약제비 환수 협상을 다시 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건보공단에 2월 10일까지 콜린알포 제제 품목에 대한 약제비 환수 협상 명령을 했지만 임상 재평가 의사를 비 60여개 제약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이로 인해 6월부터 다시 약제비 환수 협상이 시작된 셈인데, 건보공단과 제약사 간의 쟁점은 임상 재평가 실패 시 약제비 환수율이다. 처음 건보공단은 협상 합의서에 100%를 명시했지만 제약사들의 거부 의사가 명확해지면서 50%로 조정된 후 최근 협상에서는 다시 30%로 하향됐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30%까지 환수율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콜린알포 약제비 환수 협상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일 것임을 강조한 상황.

실제로 복지부 양윤석 보험약제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협상 합의가 이뤄지길 강력하게 희망한다"며 "2차 협상이기에 아직까지 결렬에 따른 급여삭제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취재 결과, 최근 콜린알포 약제비 환수 협상을 벌이는 제약사들 일부는 기존 태도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합의의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콜린알포 제제 품목을 가진 제약사들 중에서 매출이 크지 않은 곳들 중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환수율을 30%로 낮추면서 60여개 가까운 제약사들 중 일부라도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라며 "특히 콜린알포 제제 품목의 매출이 크지 않은 제약사를 집중적으로 보건당국이 공략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소송을 진행 중인 제약사들의 전열을 흩트려 놓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해석된다"며 "이미 일부는 소송이 아닌 협상으로 기운 제약사들도 존재해 앞으로 제약사들 간의 협상도 제각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콜린알포 제제 임상 재평가에 따라 진행되는 약제비 협상과 별개로 사용량-약가연동 협상(PVA, Price-Volume Agreement)도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PVA는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기 위해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약가 상승분을 분담하는 방법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약제에 대해 적용된다. 건보공단과 협상을 통해 약가가 인하되는 대신 사용량을 지키는 방식이다. 콜린알포 제제 일부가 PVA 대상이 되면서 약제비 환수 협상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종근당의 콜린알포 제제인 글리아티린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처방액은 약 830억원 규모로 청구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콜린알포 약제비 환수 협상 대상인 동시에 PVA 대상이 된 대표적인 품목이다.

PVA 협상 합의서에도 임상재평가 등 안전성·유효성에 문제면 기존 건강보험 청구액 전액을 반환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이를 합의할 경우 이번 임상재평가에 따른 약제비 환수 협상과 유사한 효력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종근당 내부에서도 약제비 환수 협상과 PVA가 겹치게 됨에 따라 향후 대응책을 두고서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제약업계에서는 종근당이 대웅바이오와 함께 콜린알포 제제 관련 급여축소와 환수협상이라는 정부조치에 대응해 법적 소송을 벌이는 한 축인 만큼 향후 종근당의 대응방향이 이번 논란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린알포 제제 품목을 둔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임원은 "종근당이 PVA에 걸려 있다는 점이 제약업계 초미의 관심사"라며 "복지부와 건보공단도 이 점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종근당이 콜린알포 제제 관련 소송을 이끌어가고 있는 한 축"이라며 "한 축이 무너지면 다른 한 축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