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통풍이 질병이라는 인식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환자들은 약물 요법을 기피하고 있어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통풍에 대한 정보가 많을 수록 약물 순응도가 높은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과 올바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첫 통풍 인식도와 약물 순응도 연관성 분석
오는 8월 16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통풍 환자의 인식도와 약물 순응도에 대한 영향 분석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사실 통풍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흔한 염증성 관절염에 속하고 사실상 완치 수준까지 가능한 치료제도 나와있지만 여전히 관리가 미흡한 질환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메타분석에서도 통풍 환자의 46%만이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만큼 순응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것이 사실(Rheum 2018;47(5):689–702).
이로 인해 미국류마티스학회(ACR) 등도 통풍 치료의 가장 큰 과제로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꼽으며 이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한류마티스학회 등이 통풍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진행한 바 있지만 약물 순응도에 대한 조사는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화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이지수 교수가 이끄는 전국 16개 대학병원 다기관 연구진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인식도와 약물 순응도 조사를 진행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과연 국내 환자들은 통풍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와 인식이 약물 순응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해 효율적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16개 대학병원에 통풍으로 내원한 8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령과 성별 등 기초 정보외에 투병 기간과 동반 질환, 통풍 발작 횟수, 요산저하 약물(ULT) 처방 여부, 또한 약물에 대한 인식 및 처방 준수 여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통풍을 앓고 있는 환자의 평균 연령은 53.5세였으며 환자중 97.6%가 남성으로 조사됐다. 평균 투병 기간은 8.2년이었으며 동반 질환은 환자의 67.7%에서 발견됐다.
특히 이들 중 94.5%가 통풍 관리를 위해 요산저하 약물을 처방받았지만 이중 절반이 넘는 57.5%가 최근 1년 안에 통풍 발작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4번 이상 발작을 경험한 환자도 13.3%나 됐다.
95% 환자 약물 처방 받지만 통풍 발작 경험…문제는 순응도
이에 대한 원인은 역시 순응도였다. 실제로 조사 결과 요산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 중 의사의 지시에 따라 80% 이상 약을 먹은 환자는 89.1%에 불과했다. 나머지 10.9%는 처방한 약의 80%도 먹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페북소스타트로 환자의 41.5%가 이 약을 처방받았고 알로푸리놀이 18.3%, 벤즈브로마론이 2%를 차지했다.
특히 34%는 약은 받았지만 무슨 약인지 모른다고 응답했고 16.4%는 약초 등 대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답해 문제를 더했다.
이처럼 약물 순응도는 좀체로 올라가지 않고 있지만 통풍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등에서 지속적인 캠페인 등을 펼치며 인식도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상 환자 중 94.8%가 통풍의 원인과 치료법 등 통풍 관리 전략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한 91.2%는 통풍을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관리 또한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었다. 환자 중 75.9%가 알콜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고 답했고 55.6%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있었으며 51.6%가 식이 조절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약물 순응도였다. 요산저하 약물 복용과 생활습관 교정 처방을 지키고 있는 환자는 53.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환자 중 28.4%는 요산저하 약물만 먹고 있다고 했으며 특히 17.4%는 아예 약물을 먹지 않고 생활습관만 관리한다는 응답을 내놨다.
그렇다면 어떠한 환자들이 약물 순응도가 이렇게 떨어지는 것일까.
요산저하 약물 순응도가 80% 이상인 그룹과 그 미만인 그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순응도가 높은 환자는 평균 연령이 54.2세로 대조군 49.1세보다 많았으며 평균 투병 기간도 8.4년으로 6.1년보다 길었다.
또한 순응도가 높은 환자들은 통풍 관리 전략에 대한 정보를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3.5배 더 가지고 있었다(OR=3.56). 또한 약물에 대한 호감과 선호도도 2배나 높았다(OR=2.07).
결국 더 오래 통풍을 앓고 통풍 관리 전략과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약물의 효과에 대해 더 신뢰를 가질 수록 순응도가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통풍 환자의 인식과 정보가 약물 순응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써 의미가 있다"며 "통풍 관리 전략과 정보를 더 많이 알수록 순응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순응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전략은 통풍이라는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적절하고 충분하게 제공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라며 "관련 임상 의사들도 이러한 환자들의 인식과 선호도를 감안하며 순응도를 높이는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