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4만여명 참여 현장 실태 설문조사 결과 공개 의료인 간 업무 명확할수록 간호사 직장생활 만족도 증가
간호사 2명 중 한 명은 권한과 책임을 벗어나 타직종의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보건의료 노동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 3월부터 한 달 동안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보건의료 노동자의 업무분장 결과를 5일 공개했다. 설문조사에는 4만3058명이 참여했고 이 중 63%는 간호사다.
보건의료 노동자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8%가 본인의 권한과 책임을 벗어나 타직종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간호사 직군은 절반 이상인 55%가 업무를 부적적하게 수행한다고 응답했다. 간호사 중에서도 야간근무 전담자, 또 3교대 근무자가 더 업무구분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며 더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간호사 직군에서는 업무 구분이 체계적이면 직장생활 만족도, 업무 만족도, 의료서비스의 질, 소통과 협업에 대한 평가 및 번아웃 등을 묻는 질문에서도 긍정적으로 답할 확률이 높아졌다.
간호사들이 의료기관 내 업무 구분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다고 느낄수록 ▲직장생활 만족도 ▲업무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가 하면 ▲의료서비스의 질도 낮아지고 ▲소통과 협업체계가 붕괴되며 ▲직무소진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불어 타직종 업무수행이 커진다고 느낄수록 ▲직장생활 만족도 ▲업무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며 이에 따라 ▲이직을 고려하게 만들고 ▲의료서비스 질을 하락시킨다고 생각했다.
업무방식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의료인 사이 업무가 명확할수록 보건의료노동자의 전반적인 직장생활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 업무 구분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병원의 간호사는 조직문화, 인사승진, 노동강도 등의 항목에서 느끼는 만족도가 의미있게 높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면허 책임과 권한을 벗어나는 불법의료행위는 명백히 근절토록 하고 진료보조업무 등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업무는 법적으로 명시토록 규정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직종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제도화를 요구하며 9월 총파업을 배수진으로 보건복지부와 노정교섭을 하고 있다"라며 "최근 무면허 불법의료행위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직종간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이를 제도화해 환자안전 및 노동환경 개선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