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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중환자 비상 "에크모 치료 전문과 의사가 없다"

이창진
발행날짜: 2021-08-10 05:45:56

흉부외과학회 지적 현실화…지방의료원들 장비·필수인력 '부재'
수도권 29명 등 전국 37명 에크모 치료 "이송체계·인력교육 시급"

코로나19 중증환자 증가에 따른 대비책을 촉구하는 전문과학회 주장이 의료현장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9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지방의료원과 대학병원에서 중증환자 증가로 인해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회장 전상훈, 이사장 김웅한)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에크모 환자 증가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코로나 중증환자 증가세에 따른 에크모 사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회는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에크모를 필요로 하는 중환자 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면서 "2020년 9월 에크모 자체 집계를 시작한 이후 8월 현재 37명의 환자가 에크모를 이용해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크모는 기존 투약이나 인공호흡기로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할 때 사용하는 장비라는 점에서 에크모 사용 증가는 현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8월 3일 현재, 수도권에서 29명, 충청권 4명, 영남권 2명, 호남권 2명 등 총 37명의 코로나 중증환자가 에크모 치료를 시행 중인 상황이다.

문제는 에크모 치료를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에크모 장비는 현재 400대 가까이 공급되어 있으나 이를 전담할 수 있는 흉부외과와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 등 전문인력은 220명에 불과하다.

코로나 전담병상을 운영하는 지방의료원도 에크모를 담당하는 전문과 의사가 없는 게 현실이다.

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인천의료원장)은 "에크모를 구비한다 해도 지방의료원에서 이를 전담할 흉부외과 등 필수과 의사가 없다. 대학병원으로 중증환자를 전원 시키고 있지만 해당 대학병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권을 담당하는 서울의료원은 에크모 1대를 구비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의료원 경영진은 "코로나 병상 가동률이 90%에 달하고 있어 에크모 치료를 위해 별도 의료진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 환자들도 대학병원을 선호해 위급한 중증환자는 에크모 치료를 위해 인근 코로나 전담 대학병원으로 전원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전담 대학병원 상황도 녹록치 않다.

에크모 9대를 구비한 수도권 한 대학병원의 경우, 5대를 코로나 환자에게, 2대는 일반 중증환자에게 각각 사용 중이며, 1대는 외상센터 전용으로 남겨놓은 상태다. 남은 에크모 1대는 코로나 환자 상태에 따라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흉부외과학회가 지난 5일 발표한 코로나 환자 에크모 사용 현황.
해당 병원 보직교수는 "에크모 여유분이 사실상 없다. 지방의료원 등에서 에크모 치료를 위해 코로나 환자 전원을 요청해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흉부외과 등 에크모 치료를 위한 전문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 에크모 장비 지원은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 장기화로 의료진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준증증환자와 중증환자 치료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정부 통계 수치는 허수에 부과하다. 확진자가 1500명대에서 2000명대를 높아지면 의료현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측은 "이미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 에크모 수용 포화를 지났을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노력과 정비가 필요하다. 혼란을 겪으면 결국 환자와 의료진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송체계와 인력 교육 그리고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