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2019년까지 약물별 처방 빈도·패턴 분석 결과 설포닐우레아→메트포민 다처방약 변화…단일 요법은 감소
최근 당뇨병 유병률 증가에 맞춰 신약 개발은 물론 기존 약물들의 적응증 확대에 탄력이 붙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경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20년간 국내에서 처방된 당뇨병 약물을 대규모로 분석한 것으로 결론적으로 다처방 약물의 변화가 분명했고 단일 요법에서 3, 4제 요법으로 처방 패턴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당뇨병 약물 처방 패턴 변화 분석
오는 13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당뇨병 약물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패턴 변화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전북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박태선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상급종합병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2형 당뇨병 약물 처방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기뢱됐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약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당뇨병 가이드라인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침 중의 하나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DPP-4를 필두로 SGLT-2 억제제, GLP-1 등 다양한 계열 약물들이 새롭게 개발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약물들이 당뇨병을 넘어 심혈관, 신장 등으로 적응증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면서 가이드라인을 넘어 실제 임상에서는 다양한 처방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년간 당뇨병 처방에 대한 CDM(Clinical Data Manual Review) 기반 리얼월드데이터를 활용해 당뇨병 치료 패턴의 변화를 분석했다.
데이터 세트로 구성된 총 4만 418명의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 중 80%에 해당하는 3만 2332명이 당뇨병 약물을 지속 처방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처방 약물의 변화는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었다. 다처방 약물을 분석하자 2000년에는 설포닐우레아가 73%의 비중을 차지하며 명확한 다처방약 선두를 차지했고 이어서 메트포민이 55%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부터는 경향이 달라졌다. 메트포민 처방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9년에는 64%까지 올라서며 역전에 성공했다. 설포닐우레아는 36%까지 감소하며 다처방약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설포닐우레아 처방량 급감…DPP-4, SGLT-2i로 변화 뚜렷
이러한 빈자리는 DPP-4 등 신약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DPP-4는 2008년부터 처방량이 늘기 시작해 매년 10%씩 점유율이 증가하며 2010년 10%, 2013년 30%를 넘어 2019년에는 55%까지 올라서 다처방 약물로 자리잡았다.
SGLT-2 억제제도 마찬가지로 지속해서 처방량이 늘고 있었다. 2015년부터 처방량이 늘기 시작해 2019년에는 10%까지 올라서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인슐린의 경우 지난 20년간 꾸준하게 처뱡량을 유지하며 안정된 처방 패턴을 보이고 있었다.
약물 처방 경향도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었다. 단일 요법이 주를 이루던 2000년에 비해 시간이 갈 수록 단일 요법이 줄고 3, 4제 병용 요법이 늘고 있었던 것.
실제로 3제 요법을 보면 2000년에는 5.69%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22.84%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4제 요법도 마찬가지로 2009년과 2014년 DPP-4와 SGLT-2 억제제 처방이 시작되면서 꾸준하게 처방량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었다.
이렇게 처방되는 패턴을 보면 2019년을 기준으로 단일 요법의 비중은 31%로 줄었으며 2제 요법이 45%, 3제 요법이 23%, 4제 요법이 1%로 재편됐다.
가장 흔한 이중 복합제는 메트포민과 DPP-4였다. 또한 가장 루틴하게 처방되는 3제 요법은 메트포민과 DPP-4, 설포닐우레아 조합이었고 4제 요법은 메트포민+DPP-4, 설포닐우레아, TZD 조합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약물의 등장과 처방 패턴의 변화에도 혈당 조절율은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지는 않고 있었다.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7% 이하인 환자의 비율은 2000년 31.1%에서 2019년 45.6%로 소폭 증가했다. 여전히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목표 혈당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지난 20년 동안 2형 당뇨병의 약물 치료 패턴은 새로운 약제의 등장으로 많은 변화를 보였다"며 "Dpp-4와 SGLT-2 억제제가 나오면서 처방 약물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던 설포닐우레아가 크게 감소한 것이 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새로운 약물들은 2, 3제 요법에도 영향을 줬으며 점차적으로 병용 요법의 효용성이 지속해서 강조되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이러한 처방 패턴 변화와 새로운 약물의 등장에도 여전히 목표치 이내 조절 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개선을 위한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