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협·부산시의사회 "부정·청탁 온상 국회의원실 CCTV 설치해야" 대다수 의사 잠재적 범죄자 치부 "한국 의료, 전세계 조롱거리 전락"
의료단체들이 수술실 CCTV법 국회 통과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했다.
의사들은 헌법 가치를 짓밟은 최악의 법안이라고 규정하고 향후 발생할 모든 책임은 국회와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CCTV 법안 통과로 의료계는 새로운 시대로 들어설 것이며 법안을 합리화한 국회 바람과 반대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질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8월 31일 본회의를 열고 수술실 내 CCTV 의무 설치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원의협의회는 "결국 국회가 수술실 CCTV 설치 강제화 법안을 아무 거리낌 없이 통과시켰다. 의료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안 통과를 반대했으나 마이동풍, 악법이 또 하나 만들어졌다"고 혹평했다.
협의회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이 말살되고, 자유롭게 직업을 수행할 자유마저 빼앗은 법안 통과에 찬성한 국회의원 135명에 묻는다"며 "한번이라도 수술실에 가서 수술이 준비되고, 행해지고, 마쳐질 때까지 전 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극단적인 일탈을 침소봉대하고, 여론 몰이를 하며 법을 만들어 낸다면 국회의 직권 남용이며 반국가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법안에 찬성한 135명 국회의원들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원의협의회는 "그동안 성범죄와 경제사범, 청탁의 온상으로 매일 뉴스를 가득 메우는 국회의원 집무실이야말로 24시간 감시의 대상이 아니겠는가"라면서 "헌법 가치를 짓밟은 최악의 법안 통과에 격분하며 모든 책임은 국회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수술실 CCTV법 통과에 격분했다.
부산시의사회는 "현행법으로 엄격하게 처벌되고 의사 내부에서 자정 노력이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대다수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해 성범죄가 전자발찌마냥 CCTV로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복지부에 묻는다, 의사협회에 자체 징계권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의료윤리에 반하는 의사들을 발본색원할 수 있는 방법은 묶어둔 채 강제적 감시를 인정하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한국의 의료는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고 비난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법안을 실행해 발생될 재앙에 대해 여당과 복지부에게 책임이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의사협회는 전날(8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 역사에 뼈아픈 오점을 남긴 날"이라면서 "협회는 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고자 한다. 헌법소원 등 법적 투쟁과 함께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선량한 수술 집도의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