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 초대 정몽구 백신센터장, 글로벌 제약사 발자취 주목 "제약·바이오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 추구…플랫폼 개발 중요"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전보다 세계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산·학·연 협업을 통해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화이자는 독일 생명공학회사인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는 미국 국립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와 협업해 코로나 백신 개발을 성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협업했다. 이처럼 코로나 계기로 산·학·연을 연계한 신약‧백신 연구 개발과 협업, 지원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협업 체계를 구축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국내는 이 같은 협업 모델은 걸음마 단계라고 평가된다. 이 가운데 최근 산‧학‧연 협력 모델 구축을 목표로 백신 및 신약개발 민간기관이 최초로 설립됐다.
바로 고려대학교의료원 산하로 운영될 '정몽구 백신혁신센터'(이하 센터)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100억원을 기부, 이를 씨앗삼아 본격적인 백신개발의 시작을 알렸는데 센터장은 국내 감염학 대가로 불리는 김우주 교수가 맡았다.
15일 김우주 초대 센터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은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활용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김우주 센터장의 경우 사스와 신종플루, 메르스까지 주요 감염병 발생할 때마다 정부에 대비계획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대표적인 의료인이다.
여기에 SK케미칼과 협력해 세계 처음으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개발에 역할을 하면서 국내 감염학 대가로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대유행 동안 국가 방역과 치료제 개발에 있어 고대 '감염내과' 출신 의료인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스승인 김 센터장의 존재감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센터도 마찬가지로 김 센터장을 도와 고대의료원 감염내과와 미생물학교실 교수진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어느덧 의대 정년이 1년 6개월 남은 시점에서 김 센터장은 이번 기회로 삼아 산‧학‧연 협력을 모델로 하는 세계적인 백신개발 체계를 마련한 뒤 물러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김 센터장은 "기본적인 백신과 치료제 개념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세계적인 기업의 경우 협업하는 글로벌 백신 연구센터가 존재한다"며 "코로나 백신 개발 과정에서 모더나도 그렇고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학과의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백신을 개발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100억원의 기부금을 통해서 센터를 시작하게 됐다. 다만, 백신이나 치료제 연구‧개발을 하기위해서는 부족한 돈"이라며 "이를 씨앗으로 해서 적극적인 오프이노베이션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만 국한할 게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들과 과감하게 협업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5년 내 자체적인 백신 플랫폼 구축 목표"
센터는 일단 본격적인 운영 후 5년 내에 자체적인 백신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자체적인 플랫폼을 개발에 현재의 코로나의 종식 후에 창궐할 수 있는 또 다른 감염병 팬데믹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김 센터장은 백신 플랫폼 개발을 두고서 '우주선 개발'에 빗대어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우주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발사체다. 강력한 발사체를 가지고 있으면 성층권을 뚫고 행성으로 우주선이 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백신 개발도 우주선의 발사체처럼 플랫폼이 가장 중요하다. 백신 플랫폼에 특정 바이러스 항원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플랫폼 기술을 갖고 특정 감염병의 1상을 완료하면 그 플랫폼을 활용해 특정 감염병 창궐 시 해당 플랫폼을 갖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뛰어난 플랫폼이 백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5년 내에 이 같은 결과물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유정란 백신 플랫폼을 활용, 인플루엔자와 사스 등을 동시에 방어 할 수 있는 '듀얼 백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즉 이 같은 백신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국내 및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김 센터장의 구상이다.
김 센터장은 "3년 내 백신 항원을 발굴, 비임상을 하고 2년 내 1상에 도전하겠다는 단기적인 구상은 있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센터가 운영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센터장 역할을 할지 모르겠지만 기본 틀은 잡아 놓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목표를 정할 계획이다. 코로나의 경우 내년 중후반이면 백신 접종 등을 통해 끝을 향할 수 있다"며 "문제는 다음에 이와 같은 감염병이 또 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에 대한 자체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 아래 센터를 이끌어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