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 고혈압 생존율 개선 대책 수립 토론회서 공감대 "지표 기준 등 개정안 마련" 복지부와 제약사 협상 예고
"학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
엄격한 약제 사용 기준으로 빈축을 샀던 폐동맥고혈압 급여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 문제로 지적된 병용요법 적용 지표 및 초기 3제 병용 등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학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언급한 만큼 공은 보건복지부에 넘어간 상황이다.
15일 폐동맥고혈압진료지침위원회와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과 함께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율 개선 대책 수립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3년 평균 생존율이 54.3%에 불과해 OECD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하고, 일본 82.9%, 미국 73% 대비 매우 저조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초기부터 병용요법 사용이 권장되는 글로벌 치료 지침과 달리 국내는 고위험군에만 병용요법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심장학회와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 등이 급여 기준 개정 신청 및 국민 신문고 민원을 제기해 온 결과,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관련 학회와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급여 기준 개정 타당성에 대해 논의를 거친 바 있다.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은 빨리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예후가 좋아진다. 초기 적극적인 약제 사용에 따라 사망률이 확연히 달리지는 만큼 학회 측은 병용요법이 가능한 지표 기준을 완화하고 초기부터 병용요법 약제 선택의 폭을 늘려달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박재형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폐동맥고혈압 치료의 문제점으로는 치료제의 병합요법을 시작하기 위한 조건이 고위험으로 돼 있어 치료가 늦어진다는 것"이라며 "해외 사례와 비슷한 수준으로 병합요법을 하기 위해 기준을 낮추고 병합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의 제약도 풀어달라"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도 학계 및 환우회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하성희 심평원 약제관리실 약제기준부 부장은 "국내 진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는 질환 자체가 많지 않은데 폐동맥고혈압과 같은 희귀질환에 대해 국내 진료 지침이 생긴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7월에 학회 전문가들과 급여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는 자리를 가졌고 내용을 정리해서 복지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고위험군 수준에서 병용요법을 하는 지표를 중간위험군 수준으로 낮춰야한다는 진료 가이드라인 및 학회 의견을 개선안에 녹였다"며 "초기 충분한 3제 병용요법 적용 및 지표 기준 완화와 같은 의견을 반영한 개정안을 복지부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3년내 생존율이 절반에 불과한 질병이라는 점에서 정확한 급여 기준 개선 시점에 대한 질의가 쇄도했다.
하 부장은 "여러가지 재정 역량 등을 면밀히 봐야한다"며 "고시를 하려면 행정예고 등 후속 절차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다리는 것은 알지만 시간이 걸리는 것 양해 부탁드린다"고 재차 언급했다.
복지부도 제약사와의 약가 협상이라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급여기준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윤석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학회가 진료지침을 만든 만큼 건강보험 급여도 최대한 맞춰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여진다"며 "7월 전문가자문위 회의를 거쳐 올라온 개정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어떻게 적절히 치료 받을 수 있을지 환자 입장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비용 효과성을 기준으로 급여 확대 여부를 검토하는데 폐동맥고혈압은 약제뿐만 아니라 진단, 사후관리 영역에서 조치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약 310억원 정도 약제 청구비가 나와 (급여확대 후) 합리적인 약가 설정에 대해서는 제약사와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원만한 협의가 잘 돼서 조속히 급여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환우회나 학회가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