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공단 빅데이터 분석 결과 공개 일본 90%대에 못 미쳐…"진단 초기 병용요법 필요"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현황을 알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5년 생존율은 71.5%로 일본의 90%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온라인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2004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폐동맥고혈압 공단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폐동맥고혈압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연구는 두 가지가 진행됐다. 2008~2011년까지 살핀 최초의 레지스트리 연구(KORPAH)는 우심도자술로 진단받은 환자가 39.8%에 그친다.
2008~2016년 현황을 살핀 두 번째 연구는 심평원 자료를 기반으로 해 입원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
장영우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가 진행한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상자 20세 이상 건강보험 자격대상 인구를 2004~2018년까지 분석했다.
진단 정의는 폐동맥고혈압 상병코드를 가지고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처방 내역이 있고, 생애 1회라도 우심도자술(RHC)을 시행받은 경우로 한정했다.
현황을 보면 신규 진단자는 2005년 11명을 시작으로 2006년 21명, 2007년 39명, 2016년 254명, 2017년 247명, 2018년 261명까지 늘어났다.
100만명당 진단율도 비슷한 곡선을 그린다. 진단율은 2005년 0.2에서 2006년 0.4, 2007년 0.8, 2016년 4.9, 2017년 4.8, 2018년 5.0으로 치솟았다.
성별로 보면 여자가 두 배정도 많은데 이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다. 2016년 기준 여성 170명, 남성 84명, 2017년은 여성 165명, 남성 82명, 2018년 여성 166명, 남성 95명으로 여성이 두 배 가량 된다.
입원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한번이라도 입원된 사례를 보면 2004년 38명에서 2018년은 1255명까지 늘었다.
장 교수는 "실제 환자가 늘어난 것도 있겠지만 치료 약제가 생기고 연구회가 들어서면서 임상의의 관심이 늘은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열심히 진단을 해서 진단율이 올라가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약제가 지속 등장하면서 약제 처방 현황 및 비중도 변화하고 있다. 2005년 일로포스트, 2006년 보센탄, 2011년 암브리센탄, 2013년 실데나필, 2016년 마시텐탄, 2017년 셀렉시팍이 등장했다.
장 교수는 "단일 약제에서 타겟팅 약제가 처음 등장한 2005년을 기점으로 복합제 처방이 활발히 증가했다"며 "2018년을 보면 전체 약제 처방중 단일제가 71%, 2제가 24%, 3제 병용이 5%를 차지하는데 2제, 3제 비중이 늘었지만 여전히 일본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앞서 나온 두 가지 코호트의 5년 생존율은 50~80%로 큰 차이를 보이는 반면 이번 공단 데이터는 그 절충점인 71.5%로 나왔다. 유럽은 75.9%, 대만의 72.5%와 유사하거나 다소 못 미치는 수치다.
장 교수는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 되면 2~3년밖에 못 산다는 말이 이젠 우리나라에선 성립하진 않는다"며 "그렇지만 여전히 5년 생존율이 90%에 육박하는 일본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처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환자에 따른 맞춤 치료를 해야 한다"며 "복합, 병합 약제 치료가 늘고 있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진단이 되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복합 약제 처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