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비급여 자료 제출률 96%…예방접종 다빈도 항목 안과 개원가 조절성인공수정체 최저-최고 가격 편차 '33배'
일선 개원가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됐다.
도수치료는 아예 비용을 받지 않고 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최고 50만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의원 다빈도 항목으로 분류되는 예방접종비 중 자궁경부암 백신비는 최저가와 최고가가 5배나 차이가 났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원급까지 확대된 비급여 진료비 조사 분석 결과를 29일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한다고 28일 밝혔다.
비급여진료비 공개는 이용자의 정보욕구 수준과 실제 의료현장에서 제공하는 정보 수준 차이를 줄여 의료기관이 적정한 비급여 제공과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시행됐다.
상급종합병원 43곳의 비급여 29개 항목 가격 정보 공개를 시작으로 해마다 공개 기관과 항목을 확대하다가 올해부터는 동네의원까지도 포함시켰다. 비급여 항목도 지난해 564개에서 616개로 늘었다.
제도 시행은 이미 9년째에 돌입했지만 공개 대상 기관이 일선 개원가로 확대되자 의료계는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는 상황.
의료기관은 지난 4월 27일부터 8월 17일까지 약 110일에 걸쳐 비급여 가격 정보를 입력했다. 조사대상 기관 6만8344곳 중 96.1%에 해당하는 6만5696곳이 자료를 제출했다. 종별로 살펴보면 병원급은 99.6%, 의원급은 95.9%가 비급여 자료를 냈다.
의원급을 유형별로 보면 의원은 3만2505곳 중 95.2%, 치과의원은 1만7981곳 중 95.3%, 한의원은 1만4054곳 중 98.5%가 최종 자료를 제출했다. 자료를 내지 않은 의료기관은 총 2648곳으로 이 중 의원급만 2631곳이다.
심평원 장인숙 실장은 "비급여 자료를 아예 내지 않은 기관이 있고, 보환이 필요한데 아직 제출하지 않은 기관이 있다"라며 "전자에 대해서는 29일 가격 정보 공개 이후 복지부에 명단을 통보할 예정이다. 보완을 해야 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소명 기회를 준 다음 과태료 처분을 하는 쪽을 방향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원급 비급여 다빈도 항목은 '예방접종비'
정부가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같은 의원이더라도 최저와 최고 금액 편차가 컸다. 처음 공개된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 중 각종 예방접종비가 다빈도 항목으로 분류됐다.
동네의원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일명 HPV 백신) 비용은 평균 18만4079원에 형성돼 있었다. 다만 최저와 최고 금액의 편차가 5배에 달했는데 최저 6만원, 최고 30만원이었다.
백신 종류별로 보면 GSK 서바릭스 가격이 13만8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한국MSD 가다실9 가격은 21만1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서바릭스 가격을 8만원 받는 의원이 있다면 22만원까지 받는 의원도 있었다. 가다실9 역시 최저가는 11만원이었는데 최고 30만원까지 받고 있었다.
동네의원의 대상포진 백신 가격은 15만6000원 선이었다. 최저금액은 7만원, 최고 23만원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도수치료 비용은 최저와 최고가 비용의 편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평균 가격은 10만원 수준이었지만 아예 도수치료 비용을 받지 않는 의원도 있었다. 반면 최고 50만원까지 받는 의원도 있었다.
국민 공개 요구가 높았던 신규항목 중 비침습적 산전검사(Non-invasive Prenatal Testing, NIPT)는 병원급과 의원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병원급 평균 금액은 51만~62만원, 의원 평균 금액은 60만원 선이었다. 의원에서 최저금액은 29만9000원, 최고는 110만원으로 3.6배 벌어졌다.
백내장 수술 시 쓰는 조절성인공수정체는 의원 최고금액인 831만2000원으로 병원 최고금액 581만원 보다 높았다. 의원에서 평균 금액은 291만원 수준이었다. 최저 금액은 25만원으로 편차가 33배에 달했다.
제증명수수료는 상한금액을 초과해 제출한 의료기관이 병원급은 26곳에 그쳤다. 의원급은 5만3933곳 중 3622곳(6.7%)에서 상한금액을 초과해 받고 있었다. 제증명수수료 상한금액을 초과해 받고 있는 의료기관은 해당 지자체를 통해 행정지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복지부 공인식 의료보장관리과장은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주요 수술이나 질환별 총진료비 정보 등 의료이용자인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공개방식을 고도화하기 위해 의료계, 학계 및 이용자 등 각계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숙 실장도 "의원급은 특히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면서 비급여 자료도 처음 제출해야 했다"라며 "바쁜 상황에서도 90%가 넘는 기관이 비급여 자료 제출에 참여해 굉장히 감사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