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영 이사장, 바이오 클러스터간 경쟁 속 차별성 강조 첨단임상시험센터 착공 통한 인프라 확장 계획 어필
"지금은 백신을 구하기 위해 해외를 뛰어다녀야 하지만 궁극적으론 해외에서 국내에 자문을 구하러, 약을 수입하러 오는 시대를 꿈꾼다. 주어진 순간 최선을 다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제약바이오산업 역량 강화가 강조되면서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바이오헬스 클러스터의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중 국가 주도의 바이오헬스 산업 클러스터는 대구, 경북과 오송에 위치한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등 두군데가 존재하는 상황.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경우 지난 달 17일 양진영 이사장이 부임하며 새로운 10년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청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등을 역임했던 양진영 이사장은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첨단의료 산업의 도약에 일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메디칼타임즈는 취임 한 달을 맞은 양진영 이사장을 만나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래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재단)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2010년 12월 설립된 재단의 현재 미션은 공동 연구 개발 수행 및 애로·공백 기술 지원을 통한 국내 산,학,연,병의 역량 증대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유·무형적 자원이 재단이 구축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장에서 상호간의 연계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책임도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재단은 이러한 미션을 10년간 묵묵히 수행해온 결과로 기술 수출 성과도 보이고 있다는 게 양 이사장의 설명.
양 이사장은 "재단이 글로벌 수준의 신약을 수출하는데 밑바탕을 마련하고 있다"며 "유력 학술지 커버 논문을 장식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재단은 31건의 기술을 이전했고, 84건의 특허 출원·등록을 했으며, 23건의 후보 물질을 발굴해낸 바 있다. SCI급 논문도 61편을 냈으며 기술서비스 지원은 1465건에 달한다.
이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한양행의 기술 수출이다. 유한양행은 얀센에 1.4조원 규모로 폐암 치료제를 기술 수출한 바 있으며, 보로노이가 미국 브리켈 바이오테크에 3800억에 기술 수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일부도 재단이 2017년 기술 이전했던 물질이다.
이러한 역할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재단의 역점사업 중 하나는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이다.
재단은 의료산업 연구개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4개 센터(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의약생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첨단임상시험센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신약이나 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한 후 진행되는 임상은 전문 의료진의 관리 아래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과정이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에서 건립하는 첨단임상시험센터는 결과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가능해 국내 임상시험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궁극적으로 재단을 이용하는 기업이 인프라 구축기간 단축과 인프라 비용 및 연구 개발 비용의 절감, 전문인력의 기술지원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양 이사장은 "국내에서도 각 지자체 별로 분야별 기능별 고유의 목적성을 가진 클러스터들을 육성하고 있지만, 국가주도의 바이오헬스 산업 클러스터는 대구경북과 오송 첨복단지 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의료연구개발 인프라 기업들 기회 될 것"
대구경북첨복단지는 국내 최대 의료연구개발 인프라(연구시설장비 4128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야별 전문 인력들이 산학연병을 밀착지원 중이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은 경우 관련 전문가들과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시도해볼 기회가 흔치 않은데 대경첨복단지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개선사항을 발견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다는 것이 양 이사장의 설명이다.
양 이사장은 "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기존에 우리가 잘하고 있던 기술적 지원부분은 관련 예산을 늘리고 체계도 정비해 우리 재단을 찾는 고객분들이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약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양 이사장이 가지고 있는 고민 또한 존재한다.
최근 지역에 위치한 바이오 클러스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대경 청복이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이나 인력확보에 대한 부분이 그 중 하나.
최근 송도랩허브 등 중앙 정부가 이런 부분에 지방분권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점도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양 이사장 지역의 우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산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인재가 지역 기업에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양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대두하고, 코로나 사태로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신약개발과 첨단의료기기 개발 중 어떤 한 분야의 서비스가 아니라 전주기 지원을 하고 있기에 여타 클러스터와는 차별화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해외에서 대한민국에 자문을 구하러, 약을 구하러, 의료기기를 수입하러 오는 시대를 꿈꿔본다"며 "중요한 순간인 만큼 부담도 있지만 의욕도 있는 만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