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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스텐트 2000억원 규모 성장...환자는 이식 제품 모른다?

발행날짜: 2021-10-08 14:58:29

체내 영구 이식에도 불구 제품 정보 설명의무 없어
이식환자 4명 중 1명, 미국 기준 미승인 제품으로 시술

국내 심장스텐트 품목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5개 허가 제품 중 FDA 승인 품목이 8개에 그쳐 4명 중 1명꼴로 미국 기준 미승인 제품을 시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식약처 약물방출형 관상동맥 스텐트 현황 자료를 근거로 국내 허가된 스텐트가 인도·중국 등 전세계 25개 제품에 달하지만 이 중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8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성 의원
심평원 청구 현황 기준 심장스텐트는 치료재료 '청구금액 1위'(2020년 기준 약 2000억원)로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많이 시술받는 제품이다.

치료재료 청구현황에 따르면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은 심장스텐트는 제조국별로 미국 5개, 아일랜드 4개, 한국 4개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인도 등의 제품을 포함해 총 11개국, 25개 제품이 난립하고 있다.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심장스텐트 25개 제품 중 미국 FDA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8개에 불과하다. 심평원, 식약처 등 국내 유관기관에서는 특정 의료기기가 해외 어느 국가에서 허가 받았는지에 대한 세부 현황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조국의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는 것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정책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심장스텐트가 식약처의 허가기준만 충족하면 제품성능과 무관하게 허가받은 제품 모두 동일한 급여 상한액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당국은 식약처 허가를 받은 모든 제품이 동일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해 동일수가를 적용하지만, 임상현장에서는 제조국과 제품별로 미묘한 성능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자입장에서는 미국 허가와 같은 근거가 뚜렷한 제품을 이식받기를 원한다.

한번 삽입하면 체내에서 반영구적으로 작동하는 4등급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허가된 25개 심장스텐트 제품의 해외 사용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길이 없어, 환자선택권은 물론 의료진에게도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심장스텐트 전체 급여 청구액 중 FDA 승인을 받지 못한 17개 제품의 사용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체 청구액의 25%를 차지했다. 국내 심장스텐트 이식환자 4명 중 1명은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시술받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 기술발전에 따라 구분되는 2세대와 3세대 심장스텐트가 같은 상한 가격으로 평가돼 일반인들에게 효과가 동일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수가체계에 우려를 제기했다.

이종성 의원은 "인체에 삽입돼 평생 지니고 살아가는 위해성 4등급 인체삽입 의료기기 제품 정보에 대한 환자 알권리 및 선택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인체에 어떤 제품이 들어가는지도 환자에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급여 시장에서 사용되는 성형보형물이나 임플란트 등은 제품의 성능, 제조국 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환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에 반해 생명과 연결되는 중요한 시술에는 정작 이러한 과정이 부족하다"며 "임플란트와 같이 환자가 제품명, 제조국, 제조사, 원재료 등을 비교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장스텐트의 기술발전에 따른 가치평가, 원재료 차이에 따른 시술 후 부작용 추적, 국가별 허가·사용 현황, 국내 허가제품의 인증현황 등에 대한 정부주도의 연구용역 시행을 검토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보험당국의 재정을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