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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 신청 시 무조건 자동개시 법안 등장 임박

박양명
발행날짜: 2021-10-12 10:35:21

강병원 의원 발의 예고 "의료사고 피해자, 권리 보호 못받고 있다"
의료분쟁 10건 중 4건, 의료인 동의 없어 개시 불발 한계 개선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환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문을 두드리지만 2건 중 한 건은 의료인이 동의하지 않아 개시조차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회에서는 모든 의료분쟁 조정 신청 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자동개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강병원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구을)은 의료중재원이 제출한 조정 신청 건수와 개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종결된 의료분쟁 신청 건수는 2017년부터 4년 동안 총 1만48건이었다. 이 중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참여 의사가 없어 조정 절차 자체를 밟지 못하고 자동 각하된 건수는 3969건이다. 전체 신청 건수의 약 40%가 의료인 불참으로 개시되지도 못한 것.

중대한 의료사고로 동의 절차 없이 자동 개시된 1936건을 제외하면 의료인 불참으로 개시되지 않은 건수 비율은 약 50%로 더 늘어난다.

현행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르면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 중 일부에 해당하는 '중대한' 의료사고는 상대방 동의가 없어도 조정절차를 자동개시하도록 한다.

상황이 이렇자 강병원 의원은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참여의사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의료중재원장이 조정신청을 받았을 때 지체 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신 조정 통보를 받은 피신청인이 14일 안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신청이 각하되도록 했다.

강병원 의원은 "의료사고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는 현실에 맞춰본다면 고소는 피해자에게 너무 어려운 길"이라며 "피해자가 가장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곳이 의료중재원이어야 하는데 분쟁조정기관 중 유일하게 피신청인의 참여의사를 필수로 하는 현행법 때문에 수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권리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해 조정의 실효성을 제고함으로써 의료사고 피해를 신속ㆍ공정하게 구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