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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까지 등장했던 전공의 폭행사건...4년 만에 나온 결말은

박양명
발행날짜: 2021-10-21 05:45:57

가해자 전공의·교수, 벌금형 및 손해배상액 3천여만원 확정
"피해자 업무태도 문제 있더라도 폭행 정당화 사유 안 된다"

2017년 전라도 지역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상급연차 전공의가 후배를 때렸고, 동기가 동기를 때렸다. 지도교수도 제자를 때렸다. 여기서 후배이자 동기, 제자는 동일인물이다. 한 사람이 세 사람에게 폭행을 당한 것.

사건이 일어났던 그 해에는 이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까지 등장했다. 이 대학병원은 기관 경고와 과징금, 2년간 정형외과 전공의 정원 회수라는 징계를 받아야 했다.

이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고, 4년이 훌쩍 지나 올해 6월이 돼서야 마무리 짓게 됐다. 가해자들은 벌금형이라는 형사처분을 받고 피해자에게 3000만원 상당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협 의료윤리위원회도 폭행을 한 가해자의 행위가 '비윤리적'이라고 보고 회원자격 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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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 대학병원 정형외과 의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6년 2월, 1년차로 전라도 A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수련을 시작했던 K전공의는 1년차 과정만 마친 후 사직을 선택했다.

바로 3년차이자 치프였던 J전공의, 동기였던 J전공의, 나아가 지도교수였던 K교수에게 당한 폭행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K씨는 1년간 공백기를 거쳐 충청도 쪽 병원에서 수련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법원 판결문에 드러난 폭행 이유를 보면 K전공의의 업무태만이다. 폭행 내용을 보면 3년차 J전공의는 지시한 환자의 조직검체를 이행하지 않고 업무를 태만히 한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발로 종아리를 때렸다. 동기인 J전공의도 멱살을 잡고 흔들고 정강이를 10여회 걷어차는 폭행을 가했다.

K교수도 같은 이유로 병원 간호사 스테이션 앞에서 손으로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때렸다. 여기에 더해 간호사실로 K전공의를 끌고 들어가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뺨을 때렸다.

피해자인 K전공의는 가해자들을 상습폭행, 폭행, 폭행치상,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이 중 폭행과 상해 부분의 혐의만 인정했다.

형사재판 결과 법원은 선배 J전공의와 동기 J전공의는 각각 벌금 300만원, K교수는 벌금 500만원형을 내렸다.

A대학병원은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자 K교수와 J전공의에 대해 정직 1개월 처분을 했다. J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현재 A대학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K교수 역시 같은 병원에 여전히 있다.

K전공의는 형사소송 결과가 나오자 가해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들의 폭행으로 1년의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자료를 포함해 3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법원은 폭행 가해자와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위자료 3000만원과 K전공의의 정신과 진료비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손해배상액은 총 3019만원이며, 항소심까지 가는 법적 다툼 끝에 양측이 상고를 포기하며 최종 확정됐다.

재판부는 "폭행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라며 "타인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의료인으로서 고도의 윤리의식을 가져야 할 의사가 같은 동료이자 후배 또는 제자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전문가 집단인 의사에게 주어진 사명을 명백히 저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전공의 업무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폭행을 정당화할 사유가 될 수는 없다"라며 "가해자들은 형사재판 과정에서도 끝내 불법행위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