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판매 정지 및 허가 취소 입장 재확인 휴젤 "5년치 수출 확인서 제출…위법 소지 없어"
보툴리눔 제제의 불법 유통을 이유로 휴젤, 파마리서치의 품목이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규제당국과 업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품에 대한 전량 수출 증빙이 필요하고, 대행업체 위탁 시 수수료는 물론 물품 대금까지 전달한 정황을 볼 때 위탁이 아닌 도매업자에게 판매했다고 해석하는 상황.
반면 휴젤은 5년치 수출 내역에 대한 증빙 자료를 제출했을 뿐 아니라 50% 더 비싼 수출용 품목의 출고가를 감안하면 이들 품목의 국내 유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맞서고 있다.
16일 식약처는 최근 휴젤과 진행하고 있는 집행정지 취소 신청 등의 법적 다툼과 관련, 행정처분이 정당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식약처는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 2개 업체가 국가 출하 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제제 6개 품목을 국내에 판매한 사실을 위해사범 중앙 조사단에서 적발하고, 해당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현행 국가 출하 승인 제도에 따르면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은 국가 출하 승인을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으나, 수입자가 요청하는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휴젤은 해당 제품은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 및 판매된 의약품으로 내수용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 출하 승인 대상 의약품이 아니라는 입장. 반면 식약처는 휴젤이 위탁업체를 통해 보툴리눔을 수출한 것이 아닌 국내 도매상에게 물품을 판매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툴리눔 제제를 국내에서 도매상 등에 판매 시 제조단위마다 국가 출하 승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며 "다만 수출용은 국가 출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나, 해당 수입자의 구매 요청서, 전량 수출 등 입증 자료를 통해 수출용임이 증빙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규정으로도 직접 수출하지 않더라도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도매상을 경유하거나 무역업체의 수출 절차 대행을 통해 수출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도 전량 수출에 대한 증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대행업체를 통해 수출할 수 있고, 도매업체를 경유해 수출하는 것 역시 관행으로 인정할 수 있지만 해당 물품이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았다는 증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식약처 관계자는 "약사법 상 무역업체는 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는 자격이 없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무역업체에게 의약품을 유상으로 양도할 수 없다"며 "제조업체가 무역업체에게 수출 절차만 대행하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업체에게 수출 대행을 위탁한 경우 보통 수수료만 지급한다"며 "반면 이번 사안에선 무역업체가 물품 대금까지 전달한 것을 볼 때 이는 국내 판매를 위한 행위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휴젤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휴젤 관계자는 "수출용 의약품의 출고가가 약 50% 정도 비싸기 때문에 도매상이 굳이 수출용을 구매해 국내 유통시키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해외에 수출됐다는 증빙 자료 모두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무역업체를 통해 수출을 하면 그 과정에서 관세청이 무역업체에 확인서를 발행한다"며 "5년치 확인서를 모아 제출했는데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확인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코스타리카와 같이 국가 출하 승인을 별도로 요청할 때는 영문으로 발급해줬다"며 "국내 판매용 제품은 1300건 이상 국가 출하 승인을 받는 등 규정을 준수했는데 아무런 언급이나 계도 기간없이 갑자기 허가를 취소하는 건 과잉 행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