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중심 방역 전환 비판 "병실 없으면 무용지물" 확진자·동거 가족에게 책임 전가 "병상·인력 확충해야"
노동시민단체들이 방역당국의 재택치료 전환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일 오전 참여연대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재택치료 방침 철회와 병상 인력 확충을 주장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의료 및 방역 후속 대응 계획을 통해 "확진자가 필요한 경우에만 입원치료를 받는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정부는 재택치료를 통해 병상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하나 이는 치료가 아닌 모니터링에 불과하다. 이송 가능한 병상이 없으면 재택치료는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정부는 2년 동안 제대로 된 공공의료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결국 위기 상황에서 시민에게 치료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지난 10월 확진자 수 5천명까지 감당 가능한 병상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11월 한 달 간 행정명령으로 확보된 중증병상은 27병상에 불과하다"며 "민간병원은 자신들의 이익을 포기하지 못하고 병상과 인력 동원에 소극적으로 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건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시민에게 치료책임까지 떠넘기고 있다. 정부는 재택치료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병상과 인력을 확충해 시민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 최은영 간호사는 "재택치료는 재택 대기 중 사망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치료가 아닌 방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만성질환자 경우도 원격진료는 오진 우려가 있다, 코로나는 급성질환으로 호흡곤란이 오면 산소 투여와 삽관이 필요하다. 결국 병실이 없어 재택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손실보상금 형태의 일회용 처방을 중단하고 공공병원 확충 정책과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코로나 치료에 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일회용 땜질식 인력이 아닌 일할 수 있는 고정적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은 "병상과 의료인력 확충이 아닌 재택치료를 내놓은 정부 방침은 결코 납득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재택치료는 확진자와 동거 가족 등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부적절하고 안일한 방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재택치료 방침 즉각적 폐기와 함께 민간병원 병상 동원과 의료인력 확충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중장기 감염병 대응 정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