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의 역할을 재정립 한다면 지방 공공의대 신설을 둘러싼 논란의 해법이 될 수 있다. 22년도 대선과 코로나19 등 새로운 시도를 해볼 좋은 시점이다."
의료질향상학회 김영인 부회장(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는 13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립대병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성바오로병원장에 이어 국제성모병원장을 지내면서 병원 경영에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 민간 대학병원 경영자의 시각에서도 지방의 공공의대 신설 보다는 국립대병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봤다.
그가 제시한 변화의 핵심은 말 뿐인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강화가 아닌 실질적인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
이를 위해 의과대학 교육부터 인턴, 레지던트 수련과정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정부가 지불하고 이를 통해 양성된 전문의는 면허증 취득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가 검토 중인 지방 공공의대 신설 계획에 따르면 일단 의과대학 설립부터 의대 교수진 확보 등 전문의 배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국립대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고, 국립대병원과 전공의 수련 과정까지 연계한다면 당장 도입이 가능하다.
김 부회장은 최근 지방 의료진 부족의 문제는 서울권 학생들이 전문의 취득 후 수도권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나타나는 공동화 현상이라고 봤다.
이를 개선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의과대학 과정부터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이후 10년간 근무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가장 적절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김 부회장이 말한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확보다.
김 부회장은 "정부가 국립대 의과대학-병원까지 전문의를 양성하는데 예산을 투입해 공공성을 구축한다면 최근처럼 신종 감염병 확산시 대응력을 높일 수도 있다. 이것이 진정한 공공성 아닌가"라고 말했다.
과거 의과대학 교육은 물론 전공의 수련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던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의를 양성이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단다.
그는 "국립대병원이 공공적 역할을 하게 되면 지역 내 의료인력 공백 우려가 감소할 것이고 더 나아가 의료전달체계에도 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 국립대병원이 지역 내 거점병원 역할을 톡톡히 함으로써 수도권으로 몰려가는 환자들의 발길만 잡아도 현재의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해결하는 시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김영인 부회장은 오는 17일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주최로 열리는 '차기 정부에 바란다' 보건의료 분야 토론자로 참석해 이밖에 보건의료 주요 현안에 대해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