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를 높인 전용 백신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으로도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2회 접종까지는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 효력이 WHO의 백신 예방률 기준인 50%에 못 미치지만 3차 부스터샷 이후엔 약 70% 이상으로 증가하는 만큼 3차 접종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현지시각 15일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연구소장은 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항하기 위한 전용 백신이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미국은 11일 기준 코로나 감염 사례중 오미크론이 약 3%를 차지해 일주일 전 대비 오미크론 감염이 7배 늘었다. 뉴욕과 뉴저지는 오미크론 비율이 13%에 달해 현 전파 속도를 감안하면 내달 대유행을 거쳐 내년 초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는 기존에 상용화된 백신들이 2차 접종 이후에도 오미크론에 무력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이른 바 2차 접종 완료자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오미크론에 대항하기 위한 전용 백신 추가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사가 개발중인 GBP510과 관련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중화항체 형성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각국 백신제조사들은 고용량 백신이나 변이에 특이적인 부스터 후보 물질 개발 등의 전용 백신 개발을 검토중이다.
남아프리카에서의 화이자 백신 효능 검토 결과에 따르면 2회 접종 시 80%의 예방 효과를 가지는 화이자 백신은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33%로 감소했다. 다만 입원으로의 발현은 70% 가량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효과는 고령층에서도 확인됐다. 2차 접종을 마친 60~69세에서의 입원은 67%, 70~79세에서는 60% 감소했다.
오미크론은 중증으로의 발현은 적어 신규 확진자 증가 수만큼 입원 비율은 증가하지는 않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자체를 예방하기엔 부족하지만 적어도 중증 및 입원까지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 일부 효과를 가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화이자의 자체 연구에서는 3회까지 접종 회수를 늘릴 경우 중화항체가 2차 접종 때의 2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역시 전용 백신 대신 3회의 접종으로 오미크론에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모더나 백신을 2회만 접종했을 경우 오미크론 중화항체가는 낮지만 3회까지 접종하고 2주가 지나면 중화항체가가 상승한다"며 "부스터샷이 오미크론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변이 전용 백신은 필요없다"고 결론내렸다.
중국이 개발한 시노백 백신도 3회 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이 가능했다.
시노백의 자체 연구에 따르면 2회 접종 시 20명 중 7명(35%)만이 오미크론을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보였지만 3회까지 접종할 경우는 48명 중 45명(94%)에서 충분한 항체 형성이 관찰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영국공중보건국이나 이스라엘이 자체 연구한 결과와 유사했다. 영국공중보건국은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추가 접종, 오미크론에 대한 예방 효과가 70~75%까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스라엘 연구에선 5~6개월 전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겐 오미크론 중화항체 능력이 없었지만 부스터샷을 맞은 경우 중화항체가 100배 가량 증가했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은 "코로나 변이는 계속 일어날 수 있고 이미 상용화된 백신의 방어 효과에 따라서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령 전염력은 높은데 위중증이 낮다고 분석되면 기존의 백신으로만 대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소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문제가 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정답은 없다고 봐야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될 것인지 여부와 기존 백신 접종에 따른 위증도 차이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