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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물 약제 대응전략 변화…제약사 부담 커진다

발행날짜: 2021-12-22 19:24:42

건보공단 구상권 청구→제약사 전적 부담 원칙으로 원칙 변경
메트포르민 사례까진 구상권 청구…내년 108개 제약사 고지

정부가 2018년 발사르탄 사태 이후에도 만성질환 치중심 불순물 검출 약제가 연이어 나타나자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기존 불순물 의약품 대상 건강보험 부담금에 대해선 구상권을 청구하는가 하면 최근 발생한 로사르탄 사태에 대해선 제약사 비용부담 원칙을 명확히 했다.

앞으로 불순물 사태가 또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제약사’가 진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열린 2021년 제2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부의안건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불순물 검출 약제 관련 조치 현황 및 향후 계획’을 보고했다.

2018년 7월 발사르탄 사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사례는 총 5건이다.

이 가운데 발사르탄 사태 관련해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오염물 혼입으로 인한 건강보험 손해 배상 책임을 물어 69개 제약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바 있다.

이중 대원제약을 포함한 36개 제약사는 이 같은 건보공단의 구상금 청구에 민사소송으로 맞서면서 소송전이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판결에서 건보공단이 승소했지만 대원제약 외 33개 제약사가 항소에 나서면서 여전히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그간 불순물 검출 약제 조치 경과 자료다.
복지부는 이 같은 전례를 바탕으로 이후 벌어진 라니티딘, 니자티딘, 메트포르민 불순물 검출 사태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것임을 예고했다.

3개 성분 의약품 재처방‧재조제에 따라 투입된 건강보험 부담금 29억원에 대해서 관련 108개 제약사에 내년 1월부터 구성권을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발사르탄 사례를 살펴봤을 때 추가적인 법적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측은 "1심 승소 판결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시효인 3년을 고려해 제약사에게 비용을 일괄 고지할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불순물 사태 '제약사 전부 책임'으로 변경

다만, 복지부는 최근 발생한 로사르탄 사태서부터는 구상금이 아닌 다른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담금 지급 현황이다.
병원협회, 의사협회 등과 협의를 거쳐 재처방‧재조재, 교환 관련 비용부담 및 방식을 제약사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

병‧의원이 시스템을 통해 불순물 의약품 재처방을 하게 되면 건보공단이 이를 해당 제약사에 청구한 뒤 이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시스템을 통해 정부가 중계해줌으로써 제약사가 로사르탄 사태 발생에 따른 금전적 책임을 전적으로 지게 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건강보험에서 우선 지급 후 제약사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데에서 건강보험 부담 절차를 삭제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발사르탄 사태 당시에는 의약품 재처방 시 사후정산 금액의 70%는 건보공단이 부담하고 30% 환자부담금은 별도로 보상받지 못하고 의료기관이 손해 보고 포기했었다"며 "발사르탄 사태 때에는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면서 의료기관이 부담을 안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로사르탄 사태에서는 건보공단이 70%의 부담금을 부담하지 않는다. 제약사 재처방 등 회수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비용 부담한다"며 "발사르탄 사태와는 다른 것이 이번 사례는 제약사의 원료 문제 책임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다소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귀찮을 수 있지만 사후정산을 통해 해당 제약사에 비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로사르탄 성분 약제 불순물 조치를 시작으로 방침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식약처는 소위 '각서'라고 불리는 사후정산 책임 '확약서'를 해당 제약사들에게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복지부 측은 "불순물 의약품 관련 제약사 비용부담 원칙을 협의했다"며 "관계기관, 단체 협의에 따라 재처방‧재조제, 교환 관련 비용부담 주체 및 방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불순물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제약사'에게 지우는 방침을 마련함에 따라 관련 업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불순물 사태 책임을 생산한 제약사가 모두 안고 가는 셈"이라며 "다만, 이번 로사르탄 사태의 경우 의약품 허가 당시에는 기준에 문제가 없었지만 새로운 기준이 나오면서 문제가 된 사례로 허가 당국에는 책임이 없는 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약품 허가 당시 기준과 최근 기준이 달라진 것에 대해 허가 당국의 책임은 하나도 없고, 모든 책임이 제약사에 있다는 것은 향후 소송 등으로 이어질 문제 소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